마이크로소프트(MS)가 간판 비디오게임기인 '엑스박스360'의 유럽 내 판매가격을 오는 14일부터 최고 28.67% 전격 인하한다.

닌텐도 위(Wii)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PS3) 등 경쟁 기종들과의 판매 경쟁에서 앞서 나가기 위한 조치다.

MS는 유럽에 이어 주요 시장인 한국에서도 이르면 다음 달 중 가격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게임기 시장 전반에 '유럽발(發) 가격파괴 전쟁'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MS는 유럽에서 판매하는 주요 기종의 가격을 14일부터 대폭 낮추기로 했다.

하드 드라이브가 없는 아케이드 버전은 279유로에서 199유로로 28.67%,가장 많이 팔리는 20기가바이트(GB) 용량의 프로 버전은 349유로에서 269유로로 22.92% 인하한다.

120GB짜리 엘리트 버전은 449유로에서 369유로로 판매가격을 17.82% 낮춘다.

MS는 지난해 8월 유럽지역에서 아케이드 버전을 7%,프로 버전은 13%가량 가격을 내렸지만 이번처럼 큰 폭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MS가 엑스박스360의 유럽가격을 대폭 낮춘 것은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비디오게임기 판매량 1위로 올라선 닌텐도 위와 2위를 차지한 소니의 PS3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엑스박스360은 유럽시장에서 줄곧 1위를 지켜오다 지난해 이후 이들 제품의 추격으로 3위로 밀려난 상태다.

전통적으로 비디오게임기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에서 소니가 PS3에 블루레이를 탑재,고화질 그래픽으로 인기를 끌자 MS가 이에 맞서 초강수를 둔 셈이다.

MS는 게임기 부문 전략시장인 한국에서도 곧 엑스박스360 판매가격을 낮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MS 관계자는 "MS 본사에서 각 지역별로 상황에 맞게 가격인하를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줬다"며 "4월 중순께 경쟁제품인 닌텐도 위의 한글버전이 출시될 것으로 보여 엑스박스360의 가격인하 시기와 폭을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국MS가 닌텐도 위(20만원 안팎) 출시 이전에 엑스박스360의 가격을 낮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엑스박스360의 프로 버전(20GB)은 38만9000원이고 PS3(40GB) 가격은 34만8000원이다.

업계에서는 엑스박스360의 가격이 인하될 경우 경쟁 제품들도 가격을 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