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여건이 어려워졌다고 해서 실적이 부진해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기업을 경영하라."

구본무 LG 회장이 11일 서울 LG트윈타워에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고위임원 300여명이 참석한 임원 세미나에서 '실적'을 강조했다.

석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극심한 환율변화 등 잇따라 불거지고 있는 대외 악재를 감안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구 회장은 1년에 네 번가량 상무급 이상이 참여하는 임원 세미나를 직접 주재하고 계열사들의 경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그룹 계열사들에는 실적관리 비상이 걸렸다.

그룹 총수가 "대외 여건 악화를 핑계삼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못박았기 때문이다.

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LG전자,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만큼 이런 분위기를 올해도 이어가자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작은 성과에 안주하지 말 것을 촉구한 지난해 임원 세미나에서의 주문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7월 임원 세미나에서 "경영성과의 호전은 분명 긍정적인 시그널이지만 우리가 이에 상응하는 경쟁력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0월 세미나에서도 "환경 변화에 관계없이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부단한 혁신을 통해 사업구조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경영자의 역할'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제한된 자원으로 기업이 가진 역량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한발 앞서 시대의 흐름을 읽고 기업을 변화시키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려는 열정을 바탕으로 고객가치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며 "경영의 호흡을 길게 하고,한층 폭넓은 시각으로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경영에 주력해 달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