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프리미엄' 시대 내집마련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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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은 아파트가 나온다는데 지금 사면 어떨까요."
서울에서도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가 나왔다는 소식에 회사원 H씨(45)는 11일 부동산전문가에게 문의했다.
H씨는 "무주택과 부양가족수에 따른 청약가점이 높다면 하반기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중대형 신규분양을 기다려 보라"는 답변을 들었다.
올 들어 주택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 시장은 침체를 지속하면서 내집마련 전략 짜기가 만만치 않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집값 상승이 예상됐지만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한 물량이 올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주택시장은 아직 '한겨울'이다.
◆청약가점 낮다면 상반기 강북 중소형 노려볼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시장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불확실하다고 분석한다.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은 서울 용산구,노원구,성동구 일대,인천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재건축 아파트가 이달 들어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으며 일반 아파트들도 보합세 내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강동구에서는 호가가 분양가보다 1000만원가량 낮은 '마이너스 프리미엄 아파트'도 나왔다.
채훈식 부동산써브 리서치팀장은 "올해는 1가구2주택 양도세 감면 등이 기대되는 부동산 규제완화 외에는 전반적으로 집값이 오를 요인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부 정책이 가시화될 4월 총선 이후까지는 시장 전망을 섣불리 내놓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주택시장의 변화를 주시하면 내집마련이나 투자의 '틈새'를 찾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올 들어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이지만 서울 노원구 등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올해 강북 재개발 지역 이주 수요가 많아 인근 중소형 아파트 강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에게는 상반기 내에 성동구 뚝섬,노원구 중계동,은평구 은평뉴타운 인근 의 중소형 아파트를 사는 것을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미분양 물량 매입도 추천되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미분양이 쌓이면서 고양시 덕이.식사지구 등 수도권 유망 대단지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나오고 있다"며 "건설사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할 때 사면 향후 시세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 상한제 물량 청약할까
청약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이라면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올 예정인 민간택지의 분양가 상한제 적용 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올 상반기에는 건설사들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지난해 승인받은 물량을 대거 내놓으면서 상한제 물량을 찾기 힘들어서다.
하반기에는 민간택지 외에 기존에 상한제를 적용받아온 공공택지에서도 은평뉴타운과 광교신도시,김포신도시 등 인기 예상 단지들이 나올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상반기에 집을 마련해야 한다면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택지 아파트를 노리는 것이 낫다.
채 팀장은 "인천 청라지구와 같이 상한제를 적용받는 유망단지를 고를 만하다"고 말했다.
◆매도는 4월 총선 이후에
집주인들은 당장 매도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향후 1가구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등 부동산 세제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향후 집값 전망과 상관없이 세제 완화는 매도자들의 가장 큰 이슈"라며 "4월 총선 이후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향후 상승 요인이 많은 중소형 아파트보다는 대형 아파트를 먼저 매도하는 것이 이익"이라고 조언했다.
임도원/정호진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