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치솟는 물가 … 대출로 내집마련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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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인플레이션(Inflation)'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석유 철강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그 여파로 각종 물가가 들썩거리고 있다.
올 들어 라면값 빵값 이발비 등이 오른 데 이어 가스비 교통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도 가시화되는 등 체감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발 불황으로 경기 전망도 어두워지면서 불황 속에 물가만 앙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경제학에선 '물가가 급등하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실물자산 가치가 뛴다'고 가르친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은행 돈을 빌려 부동산 원자재 등 실물자산을 사거나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도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현명한 금융소비자들의 은행 이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대출받아 집을 살까
서춘수 신한은행 스타시티 지점장은 "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부동산 등 실물자산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무주택자라면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집값은 오를 것이란 게 그의 시각이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부동산 값 폭등도 불황이었던 2001년에 시작됐다는 얘기다.
당시 경기가 좋지 않아 정부가 금리를 떨어뜨리니까 유동성이 늘면서 부동산이 상승세를 탔다.
다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양도소득세 중과세 등 예전에 없었던 규제가 있어 과거처럼 부동산이 급등하긴 어려운 만큼 내집 마련 위주로 투자할 것을 서 지점장은 권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돈 가치가 하락하면 실물자산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며 "특히 그동안 정부가 각종 규제로 묶어놓다 보니 주택 공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 팀장은 "집이 없는 사람이라면 내집부터 마련하고 집이 있다면 (환금성이 큰) 상권이 안정적인 아파트에 딸린 상가 등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여윳돈,자기돈으로 해야 한다는 게 철칙이다.
또 부동산은 중장기 투자 대상이며 경기가 나빠지면 환매가 잘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자재도 실물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하다면 돈 자체가 돌지 않게 돼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많다.
양재진 하나은행 대치동지점 PB팀장은 "물가가 조금씩 오른다면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게 좋겠지만 경기가 크게 침체돼 부동산 매매 자체가 안 될 경우 돈이 묶일 가능성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있는 원자재 쪽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PB센터 PB팀장도 "인플레이션이라면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게 맞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라면 투자하면 안 된다"며 "부동산보다는 원자재 금 등 다른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원자재 값은 연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는 등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경기가 지나치게 하강할 경우 원자재 수요가 줄면서 원자재 값도 떨어질 수 있다.
양 팀장은 "현재 같은 상황이라면 원자재 중에서도 경기와 관계없는 원자재,즉 금 등에 투자하는 것이 경기와 직접 연동되는 철근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을 노린 틈새 상품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물가연동 채권(inflation-linked government bond)이다.
박승안 팀장은 "물가연동채권은 물가가 오르는 만큼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이라며 "분산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에 넣을 만하다"고 설명했다.
◆고정금리냐,변동금리냐
내집 마련 등을 위해 지금 대출을 받는다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가운데 어떤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금리와의 괴리로 조만간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물가 불안이 계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다.
즉 금리의 향방이나 변동 시기는 경기 침체의 폭과 정도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인 상황이어서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이 크다.
박승안 팀장은 "조만간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데다 급격한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단기간 대출을 받는다면 변동금리 상품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춘수 지점장은 "새 정부는 경기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며 "금리를 올리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출을 받는다면 변동금리로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비해 양재진 팀장은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오를 것이고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며 "정부가 금리를 크게 올리거나 내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금리에 크게 신경 쓰기보다는 대출받아 사는 대상이 오를 것인지,떨어질 것인지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석유 철강 곡물 등 국제 원자재 값이 급등하면서 그 여파로 각종 물가가 들썩거리고 있다.
올 들어 라면값 빵값 이발비 등이 오른 데 이어 가스비 교통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도 가시화되는 등 체감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미국발 불황으로 경기 전망도 어두워지면서 불황 속에 물가만 앙등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경제학에선 '물가가 급등하면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실물자산 가치가 뛴다'고 가르친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은행 돈을 빌려 부동산 원자재 등 실물자산을 사거나 투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문가도 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현명한 금융소비자들의 은행 이용법에 대해 알아보자.
◆대출받아 집을 살까
서춘수 신한은행 스타시티 지점장은 "물가가 계속 오른다면 부동산 등 실물자산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무주택자라면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침체되더라도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집값은 오를 것이란 게 그의 시각이다.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부동산 값 폭등도 불황이었던 2001년에 시작됐다는 얘기다.
당시 경기가 좋지 않아 정부가 금리를 떨어뜨리니까 유동성이 늘면서 부동산이 상승세를 탔다.
다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양도소득세 중과세 등 예전에 없었던 규제가 있어 과거처럼 부동산이 급등하긴 어려운 만큼 내집 마련 위주로 투자할 것을 서 지점장은 권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돈 가치가 하락하면 실물자산의 가치는 올라갈 것"이라며 "특히 그동안 정부가 각종 규제로 묶어놓다 보니 주택 공급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고 팀장은 "집이 없는 사람이라면 내집부터 마련하고 집이 있다면 (환금성이 큰) 상권이 안정적인 아파트에 딸린 상가 등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여윳돈,자기돈으로 해야 한다는 게 철칙이다.
또 부동산은 중장기 투자 대상이며 경기가 나빠지면 환매가 잘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원자재도 실물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심하다면 돈 자체가 돌지 않게 돼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많다.
양재진 하나은행 대치동지점 PB팀장은 "물가가 조금씩 오른다면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게 좋겠지만 경기가 크게 침체돼 부동산 매매 자체가 안 될 경우 돈이 묶일 가능성도 있다"며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있는 원자재 쪽에 투자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PB센터 PB팀장도 "인플레이션이라면 부동산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게 맞지만 스태그플레이션이라면 투자하면 안 된다"며 "부동산보다는 원자재 금 등 다른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원자재 값은 연일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는 등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경기가 지나치게 하강할 경우 원자재 수요가 줄면서 원자재 값도 떨어질 수 있다.
양 팀장은 "현재 같은 상황이라면 원자재 중에서도 경기와 관계없는 원자재,즉 금 등에 투자하는 것이 경기와 직접 연동되는 철근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을 노린 틈새 상품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물가연동 채권(inflation-linked government bond)이다.
박승안 팀장은 "물가연동채권은 물가가 오르는 만큼 수익률이 높아지는 상품"이라며 "분산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에 넣을 만하다"고 설명했다.
◆고정금리냐,변동금리냐
내집 마련 등을 위해 지금 대출을 받는다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가운데 어떤 대출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금리와의 괴리로 조만간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물가 불안이 계속된다면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다.
즉 금리의 향방이나 변동 시기는 경기 침체의 폭과 정도에 따라 상당히 유동적인 상황이어서 금융 소비자들의 고민이 크다.
박승안 팀장은 "조만간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데다 급격한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며 "단기간 대출을 받는다면 변동금리 상품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춘수 지점장은 "새 정부는 경기를 살리는 게 우선"이라며 "금리를 올리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출을 받는다면 변동금리로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비해 양재진 팀장은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오를 것이고 금리를 올리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며 "정부가 금리를 크게 올리거나 내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금리에 크게 신경 쓰기보다는 대출받아 사는 대상이 오를 것인지,떨어질 것인지 집중하는 편이 낫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