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위 항공운송업체 아시아나항공이 유가 상승이란 직격탄을 맞고 추락 일보직전에 놓여 있다.

12일 오후 1시58분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전날보다 1.91% 내린 6660원에 거래되며 52주 최저가 6200원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현 주가 수준은 지난해 11월 고점 1만950원대비 40% 가까이 빠진 상황이다.

특히 첨단 운송산업인 항공업종 대표주자의 주가가 이 같이 액면가 5000원에 근접하고 있는 것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항공산업의 특성 상 가장 큰 비용 요소인 유가 고공행진이 아시아나항공의 발목을 쉽게 놓아주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쟁사인 대한항공 역시 유가 영향으로 주가가 6만원대까지 하락하고 있지만, 악재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외부 평가와 대조적이다.

CJ투자증권은 이날 아시아나항공이 매출성장세로는 비용증가를 극복하기 벅찬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강광숙 CJ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여객 수요의 높은 성장성의 수혜주라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최근의 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실적 개선세가 둔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그룹차원의 대한통운 인수 관련 이자비용이 1회성이긴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 규모에 비해 과다해 올해와 내년 실적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금호그룹이 내년 대한통운의 2조원 유상감자를 단행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대우건설과 금호생명 지분을 내년 상반기 전에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한다 하더라도 내년 이자비용은 659억원 수준으로 내년까지는 이자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증권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가 상승으로 아시아나항공의 단기적인 실적악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 증권사는 유가가 1달러 상승할 때마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78억원 감소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항공유가를 100달러로 가정할 때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17.4% 개선될 것으로 추정하지만 1분기 평균 항공유가는 이미 110달러로 상승한 상태라는 것.

하지만 불시착하는 비행기에도 보조엔진은 있다.

회사 측은 일단 유가 '쇼크'를 극복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에 착수한 상황이다. 유류할증료의 단계적 확대와 요금의 최고한도를 상향조정할 계획이다. 또 스타얼라이언스와 일본의 ANA등과 함께 유류공동구매 등을 실시해 유류비 절감노력을 병행키로 했다.

아울러 항로 단축 검토와 함께 기내탑재물의 경량화 등 유류비 절감노력을 강화하고 올해 예상 유류사용량인 1280만 배럴에 대해 헷지비율을 33%로 유지할 방침도 밝혔다.

강주안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최근 "올해 중국 베이징올림픽이 있고 오는 2010년에는 상해 엑스포가 개최되는 등 항공산업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특히 미국 비자면제가 현실화되면 항공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국제유가 고공행진 여부와 함께 이 같은 아시아나항공 자체 자구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하느냐가 추락을 막고 재비상을 할 수 있을 지 여부를 결좌우할 전망이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