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 다이빙의 느낌이 이럴까.

숨이 턱 막히고 부드득 이가 갈린다.

본능적으로 숙인 머릿속은 백지장이다.

발바닥에 힘을 줘 디디며 의지할 데를 더듬어도 별무소용.붕 뜨는가 싶던 몸은 중력에 끌려 곧장 곤두박질친다.

낙하각도 77도.기울어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담벼락처럼 수직이나 다름없다.

수직 낙하 직후 바닥을 치고 오를 때의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104㎞.숨을 쉬려고 해도 내쉴 수가 없다.

괴물 롤러 코스터가 탄생했다.

에버랜드가 14일 운전을 시작한 'T-익스프레스'다.

T-익스프레스는 국내 최초로 선보인 우든 롤러 코스터(Wooden Roller Coster).탑승물의 바퀴와 레일을 제외한 구조물 전체를 나무로 만든 롤러 코스터다.

▶세계 최고 낙하각도 77도=36인승 탑승차량은 초반 레일 100m를 천천히 올라간다.

오른쪽으로 선회하자마자 숨돌릴 틈조차 없이 56m 높이에서 곤두박질친다.

경사각은 77도.전 세계 21개국에서 운행 중인 170개의 우든 코스터 중 낙하각도가 가장 가파르다.

지금까지는 미국 식스 플래그 그레이트 어드벤처에 있는 엘토로의 76도가 세계 기록이었다.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104㎞로 아시아 최고다.

슈퍼스타 감사용이 구사했던 커브볼의 평균 속도다.

체감속도는 시속 200㎞에 달한다.

트랙의 최고점 높이도 나이애가라 폭포 높이와 같은 56m로 아시아에서 제일 높다.

이 구간 최고 낙하거리는 46m로 국내 최고이며 트랙 길이(1.6㎞) 또한 국내에서 가장 길다.

▶중력 가속도 4.6g=테마파크 탑승시설은 g값(중력가속도)으로 스릴의 강도를 잰다.

T-익스프레스의 중력가속도는 4.5g.바이킹으로 알려진 콜럼부스 어드벤처는 2g,독수리 요새는 2.5g인 것을 감안하면 T-어드벤처의 스릴은 이들 놀이기구의 2배 이상이다.

F16 전투기 조종사들이 임무 중에 느끼는 중력가속도는 6g이라고 한다.

▶12번의 에어 타임=T-익스프레스의 운행시간은 3분.보통의 롤러 코스터보다 3배나 길다.

심장 약한 사람들은 다소 길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모두 12번의 '에어 타임'을 체험한다.

에어 타임은 탑승석에서 엉덩이가 허공에 잠시 뜨는 무중력 상태를 말한다.

그만큼 정신없이 몰아친다는 뜻이기도 하다.

8자 운행하며 낙타 등처럼 오르내리는 '카멜 백 코스'도 12회 반복된다.

▶100배 즐기기=공원 내 모든 시설을 자유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이나 연간회원권이 있으면 추가 비용 없이 즐길 수 있다.

맨 뒷자리에 앉으면 스릴감을 배가할 수 있다.

속도의 변화 정도를 의미하는 가속도가 뒷자리에서 더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뒷자리는 꼭대기를 지날 때 속력이 커지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갈수록 가속도를 더 크게 느낀다.

모자,머리띠 등 자잘한 소지품은 라커에 보관하는 게 좋다.

순간포착 사진을 찍을 때 표정관리에도 신경쓰는 센스를 발휘해보자.

Q패스를 활용하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다.

T-익스프레스 역사 오른쪽에 마련된 Q패스 단말기에서 시간이 찍힌 티켓을 발급받고 해당 시간에 돌아오면 즉시 이용할 수 있다.

▶우든 코스터란=탑승객이 탄 차량의 바퀴와 바퀴를 잡아주는 레일을 제외한 전체 구조물을 나무로 만든 롤러 코스터를 말한다.

전 세계 테마파크 상위 50개 중에서 절반에 육박하는 22개의 파크가 우든 코스터를 1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철제 코스터가 차갑고 진동이 심한 데 비해 우든 코스터는 따뜻하고 자연적이며 부드러운 운행이 강점이다.

촘촘하게 조립된 나무 구조물 사이를 질주하기 때문에 나무에 머리가 부딪힐 것 같은 스릴감도 더해진다.

구조물 조립에 쓰인 나무의 강도는 보통 목재보다 7배나 강하다.

617t,4만5000개의 나무가 들어갔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