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인수합병한 신흥증권 사명을 'HYUNDAI IB증권'으로 결정하자 상호명이 비슷해진 현대증권이 발끈하며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현대증권은 13일 "기본적으로 같은 증권업 내에서 '현대'라는 상호를 다른 회사가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특히 상법과 상표법에도 저촉될 소지가 있는 만큼 법적 대응 등 모든 대책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일 이사회에서 인수합병한 신흥증권의 회사명을 'HYUNDAI IB(현대 IB)증권'으로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현대차그룹의 결정에 대해 현대증권 측은 유사 상호로 인해 고객들 사이에서 혼란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영업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신흥증권의 변경된 사명을 영문 위주로 사용할 예정이기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외국인이나 일반 투자들이 볼 때는 그래도 헷갈릴 수밖에 없다"면서 "특히 현대증권은 IB 부문을 가진 종합증권사인데 자칫 'HYUNDAI IB(현대 IB)증권'이 현대증권의 한 부분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대차그룹이 신흥증권 사명과 관련해 협의를 하자고 요청해온 사실은 있지만 결론을 내리고 합의를 한 일이 전혀 없다"면서 "현대차그룹과 신흥증권 사명변경을 재논의할 것인지 아니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인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