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 통산 두 번째 메달을 따기 위해선 이승엽(32.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참가가 필수적이다.

대표팀은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고 있는 베이징올림픽 최종 예선에서 주포 이승엽이 매 경기 결정적인 타점을 올린 덕분에 12일 5전 전승으로 비교적 쉽게 본선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해결사' 이승엽이 있는 타선과 없는 타선의 파괴력 차가 눈에 보일 정도로 확연히 드러나면서 그를 본선에 꼭 데려가야 메달권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승엽은 아직 본선행 참가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은 삼가고 있다.

베이징 무대에 서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더라도 소속팀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상황은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일본프로야구는 올림픽 기간 중에도 정규 시즌을 계속 진행한다.

약 3주간 정규 시즌이 중단되는 한국과는 처지가 다르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는 일본은 결승까지 올라간다는 전제 하에 8월22일 준결승전과 23일 결승전 때만 정규 시즌 경기를 쉬기로 했다.

문제는 올림픽 기간 동안 일본의 시즌 운영 방식에 있다.

각 팀 주축 선수들이 대표팀에 참가하느라 생길 수 있는 전력 누수를 방지하기 위해 오치아이 히로미쓰 주니치 드래곤스 감독이 발의한 '올림픽 기간 중 외국인 선수 5명 활용 방안'이 12개 구단의 동의를 얻어 시행될 참이다.

주니치는 7명이나 차출되고 요미우리도 다카하시 요시노부(외야수), 아베 신노스케(포수), 우에하라 고지(투수) 등 3명 이상 주축 선수를 대표팀에 보내야 한다.

그 공백을 외국인 선수들이 막아줘야 한다는 것. 현재 시범 경기에서 홈런 구경을 하지 못한 요미우리는 최종 예선에서 홈런과 적시타를 양산 중인 이승엽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어 그가 시즌 중 대표팀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승낙할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김기태 타격 코치와 이승엽의 전담 통역 정창룡씨 등을 대표팀에 파견해 준 데 감사하는 뜻으로 지난달 기요타케 히데토시 요미우리 구단 대표를 찾아갔던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이승엽 차출을 위해 시즌 중 다시 기요타케 대표를 만나겠다"고 말했다.

일본시리즈 우승에 목표를 정조준 한 요미우리가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질 올림픽 기간 이승엽을 흔쾌히 놔줄지 주목된다.

(타이중<대만>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