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소환…특검 "삼성 의혹 전반 조사할 것"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13일 오후 삼성그룹 이학수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특검팀에 세번째로 소환된 이 부회장은 오후 2시께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조준형 변호사와 함께 도착했다.

이 부회장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재직 당시 자신에게 수사를 피해 출국할 것을 권유했다는 김용철 변호사의 특검 진술 내용에 대해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김 변호사의 주장을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뒤 8층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불법승계와 비자금 조성ㆍ관리, 정.관계 및 법조계 로비 의혹 등 `삼성 의혹' 전반에 관해 캐물으며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하고 있다.

수사진은 이재용 전무에게 계열사 지분이 헐값에 넘어가 경영권이 부당하게 승계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 부회장을 상대로 지분 거래 과정에서 전략기획실 등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또, 차명계좌를 이용한 비자금 관리 의혹에 이 부회장이 관여했는지를 조사하면서 삼성화재에서 조성됐다는 10억원대의 비자금이나 이건희 회장 일가의 차명주식일 가능성이 높은 삼성생명 주식의 배당금 등이 전략기획실로 유입됐는지 등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날 김 변호사가 특검팀에 출석해 삼성의 정ㆍ관계 뇌물살포 의혹에 대해 증언한 내용들 중 이 부회장이 직접 연루됐거나 전략기획실이 관여했다고 지목한 부분에 대해 이 부회장의 진술을 듣는 등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전날 특검에서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자가 검찰 재직 당시 "이학수 부회장에게 말하면 줄 것"이라며 돈을 요구했고,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도 검사로 근무할 시절 수사가 예상되던 이 부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출국을 권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안 희 이한승 기자 zoo@yna.co.kr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