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컴퓨터 게임 챔피언 자리에도 오른 적이 있는 유명 프로게이머가 빈집을 턴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충격울 주고 있다.

12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2003년 월드사이버게임즈((World Cyber Games·이하 WCG) 스타크래프트 부문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전 프로게이머 이모(24)씨와 이씨의 동네 후배 이모(23)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 2명은 지난 2006년 9월 오후 10시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A아파트의 이모(32)씨 집에 유리창을 부수고 들어가 방송용 카메라 3대 등 모두 1850만원 상당의 물건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2005년 7월 서울 반포동 반포중학교에 몰래 들어가 휴대전화를 훔치다 붙잡힌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8월에는 택시기사를 폭행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나다 검거돼 강도 상해죄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다시 절도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씨가 벌써 세번째 잡혀왔지만 죄책감을 별로 못 느낀다" 며 "컴퓨터 게임에 몰두해서인지 현실인식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며 받은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2003년 WCG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 이듬해 프로게이머 세계에 발을 들였지만 좀처럼 성적이 오르지 않아 괴로움을 이기기 위해 술을 마시기 시작해 결국 2005년 3월 팀에서 방출된 뒤 결국 상습 절도범으로 전락해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