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박스, 한국영화 직접 투자. 배급
쇼박스.프라임엔터는 부동산 개발

영화계에 사업다각화 바람이 불고 있다.

멀티플렉스 극장이 영화 투자.배급에 나서고 영화사가 건설이나 부동산 개발사업까지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영화계의 불황이 계속되자 영화 외에 '돈 되는' 사업을 해보자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멀티플렉스 극장인 메가박스는 오는 27일 첫 투자.배급 영화인 '동거,동락'을 개봉할 예정이다.

메가박스는 작년 5월부터 '무비온스타일'이라는 자체 브랜드로 외화를 수입.배급하고 있지만 한국 영화에 투자하고 배급까지 하는 것은 처음이다.

멀티플렉스 극장 중에서도 최초다.

다른 극장에서 상영되지 않는 영화를 내걸어 관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전략.

'동거,동락'은 6개 메가박스 극장에서만 개봉된다.

지난해 대주주가 쇼박스㈜미디어플렉스에서 호주 맥쿼리그룹으로 바뀐 뒤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나선 것이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배급사로부터 영화를 받아 극장에 거는 수급팀이 새 업무를 맡고 있다"며 "향후에도 투자.배급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엔터테인먼트와 국내 수위를 다투는 투자.배급사 쇼박스㈜미디어플렉스는 최근 중국 TV홈쇼핑 사업에도 진출했다.

130억원을 투자해 중국 후베이성TV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것.

지난해 메가박스를 팔아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쇼박스는 홈쇼핑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700억∼800억원에 달하는 쇼박스의 보유 자금이 모회사인 오리온과 함께 추진 중인 쌍용건설 인수나 용산.도곡동 땅 개발에 쓰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쇼박스가 건설업이나 부동산 개발업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쇼박스의 백상은 IR팀장은 "대박을 터트린 '추격자'를 필두로 올해도 영화업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메가박스를 팔 때부터 여러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을 주로 해온 프라임엔터테인먼트는 부동산 개발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우선 모회사인 프라임개발의 주도로 오는 5월 착공되는 고양 한류우드 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유력하다.

최근 주총에서 남광토건 등을 거친 프라임개발의 김영길 상무를 이사로 선임하면서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증자를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서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프라임엔터 관계자는 "모회사가 인수한 동아건설의 증자 참여나 경부대운하 사업 참여 등의 풍문이 많이 돌았지만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다만 한류우드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연예기획사 등의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은 작년부터 자원개발 등으로 사업 방향을 많이 바꿨지만 영화 업체들은 대부분 본업을 유지해왔다"며 "최근 신사업을 추진하는 영화 업체가 많아진 것은 그만큼 시장이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