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고객이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환승론'이 도입 9개월이 지났지만 이용자가 1000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금리가 연 40%에 육박하는 데다 대출조건도 까다로운 탓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환승론 이용 대상 고객을 10만~20만명으로 추정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시작된 환승론에 올 2월까지 1932명이 신청,882명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수로는 1600여건,액수로는 42억1000만원이 환승됐다. 대출 승인율은 46%다. 기존 부채와 연체 여부(6개월간 연체일이 25일 이내),대부업체 대출건수(4건 이하) 등을 따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용건수가 정체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까지 5개월간 993건이 환승됐으나 이후 올 2월까지 4개월간은 600여건에 그친다.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금리 탓이다. 환승론의 대출금리는 2월 말 기준 평균 연 37.1%로 시행 초기 연 44.7%보다 낮아졌지만 그새 대부업체의 금리상한선이 연 66%에서 연 49%로 낮춰진 것에 비하면 금리 하락 폭은 제한적인 수준이다. 특히 환승시 발생하는 수수료 등을 합치면 대부업체 상한금리와 맞먹는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