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비용을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짜라."

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이 최근 유가와 환율의 동반상승 여파로 인해 경영 전반에 심각한 위기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소금 경영'을 주문하고 나섰다.

이 사장은 최근 회사내 인트라넷으로 보낸 '임직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통해 사실상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이 사장은 현재 상황을 "심각한 위기"라고 진단한 뒤 "과거에는 유가가 올라도 환율이 떨어져 연료비 부담을 덜었지만 지금은 환율마저 올라 연료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흑자를 내던 경영수지도 올해 적자로 전락했다고 이 사장은 토로했다.

그는 "올해 유류비용만 3조5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라며 "이는 작년 회사 총 인건비의 2.7배 수준이며 올해 회사 전체 비용의 40%에 육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의 위기의식은 메시지 곳곳에서 드러난다.

그는 "더 큰 문제는 유가가 앞으로 떨어질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며 "이미 유가가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데다 환율 등 외부변수들도 불리한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 "모든 비용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특히 연료절약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