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주식매매 시장에 수수료율 인하전쟁이 재연될 전망이다.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수수료율 인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계열 신규 증권사들이 강도높은 수수료율 인하 전략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 특화한 증권사와 이 부문의 경쟁력이 약한 일부 중대형사들은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하나대투증권은 은행 연계 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식을 매매할 경우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 수준인 0.019%까지 파격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나대투는 오는 4월 중순께부터 광고와 함께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취임한 김지완 사장의 주식영업 강화 방침에 따라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산관리 부문에 비해 열세인 위탁매매 경쟁력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온라인 매매 시장을 우선 공략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누리증권을 인수한 국민은행도 이르면 하반기부터 온라인매매 서비스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국민은행은 초우량 고객의 경우 수수료율 면제,일반 온라인 고객은 최저 0.019% 적용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위탁매매 시장 1위인 대우증권의 움직임도 변수다.

대우는 지난해 10월 온라인 수수료율을 0.024%로 낮춘다고 발표했다가 업계의 반발로 인하 방침을 보류했던 전력이 있어 상황에 따라서는 수수료율 인하에 적극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하나대투 측이 수수료율을 낮출 경우 바로 맞대응하거나 경쟁사들의 점유율 변화를 지켜본 후 요율 인하에 나서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증권업계는 앞으로 수수료율 인하 경쟁이 가열되면서 위탁매매 부문에서 대대적인 판도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한국투자 동부 이트레이드증권 등은 은행을 통한 온라인 주식매매에 한해 0.024%의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

나머지 증권사들은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수수료율과 같이 금액에 따라 약 0.08∼0.50%를 적용하고 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수수료율 인하가 확산되면 자산관리와 주식 영업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중대형사들은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