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천연가스 매장량을 갖고 있는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구 소련 국가 등과 천연가스 가격과 공급을 협의하는 카르텔을 형성할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러시아는 이란 등에도 참여를 공식 요청하는 등 연내 카르텔 발족을 서두르고 있다.

러시아는 이 카르텔에 카타르 등 중동의 주요 가스 수출국도 참여시킴으로써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국제적인 천연가스 카르텔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에 의한 카르텔 창설은 가스 매장량 세계 2위인 이란이 미국에 대항하기 위해 작년 1월 러시아에 제안했던 것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번 러시아의 천연가스판 OPEC 설립에 이란 등이 적극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에 이란까지 합세하면 이들 국가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세계 전체의 40%를 넘는다.

러시아가 '천연가스판 OPEC' 설립을 추진하는 것은 가스 수출로 영향력을 강화해 유럽의 안전보장 문제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힘겨루기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러시아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구 소련 연방국가들이 가입해 있는 유라시아경제공동체는 다음 달 중 러시아에서 회의를 열고 천연가스판 OPEC 설립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