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회 보험료뿐 아니라 계속 보험료까지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게 하는 보험사들이 늘어나면서 보험 가입자들이 고민에 빠졌다.

예전처럼 통장 자동이체로 보험료를 내는 것과 카드 결제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방안 중 무엇이 더 이익일지를 놓고 주판알을 튕기게 된 것이다.

◆1% 할인과 마일리지 적립

통장 자동이체로 보험료를 내면 우선 1%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는다.

물론 보험사나 보험 상품에 따라 보험료를 깎아 주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자동이체를 선택하면 매월 보험료에서 1%를 차감한 돈을 인출해 간다.

따라서 카드 납부로 결제 방식을 변경하면 1% 할인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

대신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하면 다른 덤을 얻게 된다.

포인트나 마일리지 적립 혜택이 그것이다.

문제는 포인트ㆍ마일리지 적립률.대부분의 포인트 특화 카드 평균 적립률은 0.5% 안팎.마일리지 전문 카드의 평균 적립률은 사용액 1000원당(아시아나항공) 또는 1500원당(대한항공) 1마일리지.1만마일을 적립하면 제주도 왕복권(18만원)을 구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1000원당 1마일을 쌓아 주는 것은 1000원당 18원을 적립해 주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이를 포인트 적립률로 환산하면 1.8%이다.

같은 논리로 1500원당 1마일은 1000원당 12원을 쌓아 주는 것과 같아 적립률은 1.2%가 된다.

일단 포인트 특화 카드보다 마일리지 전문 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게 더 좋아 보인다.

그러나 성수기에 마일리지를 쓰기 어렵고 마일리지도 유효 기간이 도입되는 추세여서 어느 카드가 좋을지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확실한 것은 '비씨 셀프메이킹 카드'(1.8% 상당 포인트 적립 혜택)나 'KB 프랜드 카드'(1000원당 아시아나 1.5마일) '신한 동화면세점 트래블 카드'(1500원당 아시아나 2마일) 등 포인트 및 마일리지 적립률이 높은 카드를 골라야 이익이라는 점이다.

보험료 카드 납부액이 카드 사용액으로 간주된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혜택이다.

대부분의 카드사들은 부가 서비스 제공 기준으로 '3개월간 월평균 10만원 이상 사용''1개월 30만원 이상 사용' 등을 내세우는데 보험료 카드 납부로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고 본인의 카드가 제공하는 할인 및 적립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보험사마다 천차만별

언뜻 봐서는 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하는 게 유리해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과 INGㆍ금호생명 등 일부 생명보험사들은 한 번 보험료 카드납을 신청하면 다음 달부터 자동으로 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들은 여러 불편한 장막을 만들어 놨다.

매달 보험료를 카드로 낼 때마다 보험사에 전화를 해야 한다거나 보험사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는 번거로운 절차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은 삼성카드 외에 다른 카드로는 보험료를 받지 않고 있고 푸르덴셜생명은 카드 가맹점에 가입하지 않아 아예 보험료 카드납 자체가 불가능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매달 자동으로 보험료 카드 결제 처리가 되는 보험에 가입한 뒤 부가 서비스 혜택이 많은 카드를 가졌다면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하는 게 통장 자동이체보다 더 이익"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