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finally looked human(그가 이제야 인간처럼 보인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 PGA투어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총상금 580만달러.우승상금 99만달러) 1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를 기록하자 미 언론들이 일제히 내보낸 기사 제목이다.

우즈는 지난해 9월부터 나가는 대회마다 우승컵을 쓸어담았고 특히 올해는 세 차례 대회를 모조리 우승으로 장식해 '뜯어보면 볼트와 너트만 나오는 기계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다.

그런 우즈가 부진하자 모처럼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고 보도한 것.

14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CC(파70.7239야드)에서 개막한 대회에서 우즈는 아주 평범한 경기를 했다.

성적은 버디 2개,보기 2개를 기록하며 공동 34위.

아이언샷 정확도를 반영하는 그린 적중률은 55.6%에 지나지 않았고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도 279야드에 그쳤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웨지샷을 자랑하는 우즈는 이날 짧은 거리에서 피칭웨지와 샌드웨지를 사용해 '온그린'에 실패하는 황당한 실수까지 했다.

우즈는 "그동안 웨지를 들고 그린에 볼을 못 올리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실수를 만회하려고 노력했으나 그린에 볼을 올리지 못해 제대로 퍼트를 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29차례 퍼터를 사용해야 했던 그린 플레이도 기대에 못 미쳤다.

우즈는 "홀마다 그린 스피드가 다 달라서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볼멘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이날 갤러리들의 관심은 버디 6개(보기 1개)를 몰아치며 5언더파 65타로 공동 선두에 오른 '노장' 프레드 커플스(미국)에게 쏠렸다.

우즈가 출현하기 전 세계랭킹 1위에 오르기도 했던 48세의 커플스는 "오늘처럼 골프가 되면 걱정이 없겠다"고 기뻐했다.

J J 헨리(미국)가 커플스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렸고 작년 이 대회 우승자 비제이 싱(피지)도 4언더파 66타를 쳐 공동 3위로 선전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