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 계열사 흑자 이끈 '매직'

14일 서울 워커힐호텔 SK에너지 주주총회장.최태원 회장의 이사 재선임건이 주총 안건으로 상정됐다.

외국계 투자펀드인 소버린자산운용의 퇴진 요구로 표 대결까지 갔던 3년 전과는 상황이 전혀 달랐다.

의결주식총수의 82%에 달하는 참석주주들은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며,최태원의 '뉴 SK 경영'에 힘을 실어줬다.

89만여주(의결주식 0.8%)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들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파괴력은 미미했다.

오히려 외국인 주주들의 '반기'는 주총 흥행을 위한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인상마저 풍겼다.

2005년 소버린 사태로 경영권 박탈위기까지 맞았던 SK의 뒤바뀐 위상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주회사 전환 후 첫 주총을 연 SK㈜,SK에너지,SK텔레콤,SK네트웍스,SK케미칼,SKC 등 6개 계열사들은 주총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지주사 전환후 첫 주총 … 주주들은 그를 믿었다] 최태원의 '뉴SK' 질주 예고
◆'M&A는 좋은 성장전략'

특히 SK㈜와 SK에너지의 등기이사로 재선임된 최 회장은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고,'뉴 SK'를 향한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그는 주총 후 워커힐호텔에 주력 계열사 이사진을 소집,"어려운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자회사의 성과 극대화와 함께 글로벌 자원 및 역량 육성을 통한 사업기회를 발굴해달라"고 주문했다.

'뉴 SK'의 성장동력으로 M&A(기업 인수.합병)를 통한 신사업 발굴을 거듭 강조했다는 게 참석자의 전언이다.

최 회장은 최근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M&A는 좋은 성장전략의 하나이며,어느 특정 시점이 아니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SK 계열사들은 대규모 투자계획을 서두르는 한편 신사업 추진의 일환으로 M&A시장에서 강한 식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SK인천정유를 인수했던 SK에너지는 해외 유전개발 관련 기업 인수를 추진,간접적인 지분투자 대신 기업 M&A를 통해 해외 유전에서의 석유 생산량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근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SK텔레콤은 통신융합 사업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조직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사업목적 변경을 통해 전자금융업,영화업(제작.수입.배급.상영) 등의 신사업을 준비중이다.

박영호 SK㈜ 사장이 최근 SK텔레콤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점도 SK텔레콤이 그룹 차원의 신수종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모든 계열사 흑자 전환,'최태원 매직'

SK그룹은 최 회장이 1998년 사령탑에 오른 이후 10년 동안 자산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으며,재계 순위도 5위에서 3위로 도약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5배 이상,종업원 수는 50%가 증가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SK의 변화는 더욱 눈부시다.

SK는 지난해 78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3년 전 56조원에 비해 40%가량 늘었다.

수출액 역시 2004년 131억달러에서 2007년에는 배가 넘는 275억달러를 기록했다.

불과 3년 전에는 소버린 사태로 인해 최 회장이 경영권을 박탈 당하기 직전의 위기에 처했었지만 지금은 모든 계열사가 '흑자구조'로 전환됐을 정도로 안정화됐다.

특히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안정적인 지배.재무구조를 마련했다는 게 대내외 평가다.

손성태/장창민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