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상대 71학번인 박오수 회장은 매달 첫 수요일 점심약속을 비워둔다.

대학 동기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초수회' 때문이다.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안경태 삼일회계법인 대표,박중진 동양생명보험 부회장,전주범 전 대우전자 사장,전용욱 중앙대 교수,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이계안 국회의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박 회장은 "경영ㆍ경제ㆍ무역 전공자가 섞여 있는데 당시에는 다같이 상과대학생으로 어울려 다녔다"며 "한동안 먹고 사는 일이 바빠 서로 잊고 지내다 10년 전쯤 의기투합해 정기모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만나는 날을 기억하기 쉽게 '매월 첫 수요일'이라는 뜻에서 '초수회'라고 이름을 지었다.

"만나서 점심만 먹고 헤어지기가 아까워 하버드 비즈니스리뷰 등에 나온 글을 돌려 읽고 서로 평을 교환합니다.

연초나 연말에는 쉬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로 잘 모이는 편이죠."

박 회장은 또 초수회와 비슷한 '이목회'에도 가입돼 있다.

초수회처럼 서울대 상대 71학번들의 모임이지만 정치인 비중이 높은 것이 다르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매월 둘째주에 모인다.

"정치하는 친구들이 평소에 말을 많이 하니까 우리가 대신 떠들어주자면서 모인 것이 시작이었죠.편하게 만나서 친구끼리 하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지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많다 보니 모임이 자꾸 깨지는 단점이 있더군요."

이목회에는 얼마 전까지 장관이 둘이나 있었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와 장병완 전 예산처 장관이 그들이다.

"두 사람이 장관이 됐을 때 축하하는 자리에서 친구들에게 농담조로 '몇 년 뒤에 두고 봐라.월급 받는 것은 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는 박 회장은 "좋은 친구들을 둬서 인복은 부족하지 않다"며 웃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약력]

△1952년 경남 밀양 출생

△1975년 서울대 상대 경영학사

△1977년 서울대 상대 경영학 석사

△198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경영학 박사

△1978년 인하대 경상대 부교수

△1988년~현재 서울대 경영대 교수 (인사조직)

△2001~2002년 서울대 기획실장

△2003~2005년 서울대 경영대학장

△2007년 3월~현재 서울대 노사관계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