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와 通情하듯 스윙 순간을 새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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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든 조각이든 자기 수양의 방법이라는 점에선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최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이란 책이 미국 LPGA 선수 사이에서 화제가 됐죠.골퍼들이 마음을 잘 다스려야 좋은 샷을 날릴 수 있는 것처럼 골퍼를 조각하는 저도 이를 '수행의 미학'이라고 생각해요."
골프 선수들의 스윙 모습을 조각예술로 형상화한 국경오씨(45)의 골프 조형론이다.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골프와 조각의 만남'이란 이색 전시회를 갖고 있는 국씨는 "골프 선수들의 흐트러짐 없는 스윙 모습을 조각으로 형상화했다"며 "작업 과정에서도 선수들처럼 집착과 욕심을 버려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고 말했다.
29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의 출품작은 스윙 작품 10여점과 구상 조각 30여점.원광대 미대 졸업 후 구상 인물조각으로 주목받아온 그가 골프도 치지 못하면서 골퍼 조각에 빠진 것은 2005년 무렵.경기도 안성의 윈체스터GC로부터 2m 크기의 골퍼 스윙 조각 30여점을 의뢰받고부터다.
윈체스터GC는 타이거 우즈의 스윙 자세를 작품으로 표현해 달라고 했다.
"타이거 우즈와 미셸 위,최경주 등 유명 선수들의 스윙 자세를 사진과 비디오를 보며 연구했어요.
골프장도 수십 번 답사했구요.
가족들에게 '밥 먹고 골퍼만 조각한다'는 핀잔을 들었을 정도였죠.요즘엔 제 작품이 골프 학습교재로도 활용돼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의 작품은 '삶의 축소판'이라는 골프에다 아름다운 인체를 역동적으로 살려낸 덕분에 마치 '골퍼와 통정'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모든 동작이 사진처럼 정교하게 표현돼 있고 팝아트의 분위기까지 풍긴다.
"세계 정상급 골퍼들이 샷을 하는 순간을 포착해 그들의 마음을 읽었죠.남자 골퍼의 스윙은 브론즈를 사용해 강인함과 생동감을 강조하고 여자의 경우 백색 합성수지로 여성성과 우아함을 돋보이게 했습니다."
(02)734-0458
김경갑 기자 kkk10@ham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