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우차판매 트럭사업부문 상무로 승진한 오남석씨(47)는 영업용 트럭과 화물차 등 상용차 부문 판매왕 출신 가운데 '별'을 단 첫 케이스다.
1993년과 1994년 2년 연속 판매왕에 등극한 오 상무는 2006년 12월 '누적 판매 1000대' 고지를 뛰어넘었고 지난해엔 100대를 팔기도 했다.
회사에 대한 매출 기여도가 지난해에만 80억원에 달한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2.5% 정도. 오 상무가 트럭 영업에 처음 나선 것은 건국대 무역학과(80학번)를 졸업하고 대우차판매에 입사한 1986년."덩치 큰 트럭을 팔면서 내성적인 성격을 고쳐 보겠다는 생각에 1년을 기한으로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처음엔 큰 벽을 만났다.
입사 후 6개월간 단 한 대도 팔지 못했다.
승용차가 아니어서 주변 친척이나 지인들에게 사 달라고 부탁할 수도 없었다.
머리에 쥐가 났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한 법."화물 기사들이 쓰는 현장 용어를 익히는 등 상용차 영업 인프라를 갖추는 데만 2~3년은 족히 걸렸다"고 오 상무는 회고했다.
어느 정도 네트워크가 갖춰지면서 입사 3년차부터 매년 50대 이상 팔기 시작했다.
적성에 맞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반드시 무언가를 이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그때 얻었다.
이후 판매량을 계속 늘려 2002년부터는 '억대 연봉자' 반열에 합류했다.
오 상무는 평소 세 가지 판매왕 비법을 후배들에게 강조한다.
오전 7시 이전 출근,고객의 불평ㆍ불만 경청,궂은 날 영업 강화 등이 그것이다.
그는 "대부분 고객들은 날씨가 좋을 땐 일을 나가기 때문에 흐리거나 비오는 날이 절호의 기회"라고 귀띔했다.
오 상무는 차를 팔 때보다 판매한 이후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차량을 판매한 뒤에도 고객들의 보험과 세무 문제 등을 잘 챙겨 준다고.고객 차량에 문제가 생기면 전국을 뒤져 부품을 조달해 준다.
그는 "상용차 영업사원은 고객의 생업을 지원하는 파트너"라며 "이런 영업 덕분에 기존 고객으로부터 다른 고객을 소개받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 상무는 임원이 됐다고 해서 관리직으로 옮기지 않고 영업을 계속할 생각이다.
'영업이 천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영업직이 존경받지 못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며 "아내도 옛날과 달리 친구들한테 당당하게 영업사원이라고 얘기한다"며 활짝 웃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