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값 폭등 … 국내산업 '납품대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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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인상안은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이어서 납품 중단을 강행할 수밖에 없다."(서병문 주물조합 이사장)
"재고량으로 평균 3일치 정도를 확보하고 있지만 언제 바닥이 날지 아슬아슬하다.주물업체들이 앞으로 5일만 납품을 끊으면 공장 '셧다운(가동중단)'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현대ㆍ기아자동차 관계자)
주물 납품업체들이 17일부터 3일간 2차 납품중단에 들어가는 것을 비롯 중소기업들이 잇달아 '실력행사'를 예고하고 있다.
단조제품 알루미늄 플라스틱 고무 철판 등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자동차 기계 조선 등 주물부품 비중이 높은 업체는 그야말로 초비상 상태에 들어갔다.
부품납품 중소업체들의 실력행사가 본격화될 경우 국내 산업계 전반이 '납품대란'에 휘말릴 것으로 우려된다.
◆'을(乙)'의 실력행사,우려되는 '납품대란'
주물업체들이 현대ㆍ기아차의 납품단가 20% 인상안을 거부하고,2차 납품중단에 들어가면서 산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 GM대우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말 그대로 초비상이다.
주물업체들의 부품 공급이 일정 기간 넘게 중단되면 차량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지는 만큼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체별로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완성차 업체의 부품재고는 평균적으로 3∼4일치를 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GM대우 관계자는 "전체 부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30%(중량 기준)에 달하는 주물부품이 5일 넘게 공급이 끊기면 정상적인 공동 가동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기계ㆍ조선업계도 이번 사태가 남의 일만은 아니다.
이들 업체는 주물제품이 전체 부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지만,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생산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통상 2∼3개월씩 재고를 쌓아놓고 있어 주물업체 파업으로 당장 작업에 어려움이 생기지는 않는다"면서도 "자칫 파업이 장기화되면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가격을 현실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납품대란' 확산되나
주물업계가 17일부터 19일까지 2차 납품중단을 강행키로 하면서,플라스틱업체등 다른 중소협력업체들도 잇따라 동참을 선언하거나 예고하고 있다.
한국프라스틱조합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유가 급등을 빌미로 합성수지나 폴리에틸렌과 같은 원자재를 비싼 값에 팔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회원들의 항의가 빗발쳐 집단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단조제품 알루미늄 고무 철판 등을 생산하는 중소협력업체들도 현재 각개전투 형식으로 납품가 인상을 놓고 대기업과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언/이정선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