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지역구 공천심사가 완료된 16일 서울 강남지역에서도 김덕룡.맹형규.박계동 의원 등 중진 현역의원 3명이 탈락했다.

영남권의 대규모 물갈이에 이어 강남지역에서도 '현역의원 50% 교체'라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이로써 한나라당은 18대 총선을 앞두고 기존 지역구 현역의원 109명 중 42명(38.5%)을 교체하는 대대적인 공천 물갈이를 마무리했다.

◆한나라,역대 최대 물갈이

서울 '강남'을 끝으로 공천 심사를 마무리한 결과 한나라당은 현역의원 128명(지역 109명,비례 19명) 중 총 50명(비례 8명 포함)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현역의원 39%를 낙마시킨 셈이다.

지역별로는 역시 영남권이 27명(불출마 2명 포함)으로 가장 많았다.

17대 총선의 현역의원 교체율이 36.4%,2002년 16대 총선이 31%였던 점과 비교하면 역대 최대 물갈이가 이뤄진 것이다.

특히 영남권에 이어 강남권에서 5선의 김덕룡 의원을 비롯해 맹형규.박계동 의원 등 3명을 낙마시킨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김 의원의 경우 당내 유일한 호남 출신 중진이라는 점이 집중 부각됐지만,다선인 데다 지방선거 당시 부인의 공천헌금 수수 문제가 끝까지 발목을 잡은 셈이다.

맹.박 의원도 개혁공천 차원에서 물갈이에 포함됐다.

결국 강남은 총선 때마다 한나라당 물갈이 공천의 상징적 지역이라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지난 17대 총선 때도 '강남 벨트'에서 김덕룡 맹형규 의원을 제외하고 모두 교체된 바 있다.

김.맹 두 의원은 17대 공천에 살아남았다가 이번에 동시 탈락하게 됐다.

이날 공천 탈락자의 계파를 따져보면 '친이'가 3명(김덕룡.박계동.정문헌),'친박'이 1명(이경재),'중립'이 1명(맹형규)이다.

한편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를 선언했던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회장은 서울 노원병에 낙점됐고,인천 중.동.옹진에서 탈락한 이규민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은 서.강화을에 전략공천됐다.

◆박(朴) 측 잔류-탈당으로 양분될 듯

강남벨트 공천에서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유일한 친박계의 이혜훈 의원(서초갑)이 살아 남은 것.이 의원이 탈락할 경우 친박계 탈락자들의 집단 탈당 움직임이 가속화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 의원이 공천을 얻어내면서 박근혜 전 대표 측의 반발이 더 이상 확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는 일단 당 잔류 쪽으로 결심을 굳히면서,친박계는 당 잔류파와 탈당파로 양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친박계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준혁/유창재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