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을 건 실적밖에 없다.

미국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몰락하며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위기가 재확산되자 올해 기업 실적을 점검하려는 투자자들이 많다.

조정장에서는 기업실적만큼 확실한 투자지표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엔 실적 변수로 작용하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환율까지 요동치고 있어 실적호전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며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밝은 편이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가총액상위 국내 대표 제조업체 22개사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총 340조5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0.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4조6000억원으로 27.4% 늘어날 전망이다.

순이익도 19.1% 늘어난 33조6000억원으로 예상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실적발표가 거의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 실적전망이 밝은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라고 조언한다.

실적호전주는 크게 △턴어라운드주 △이익급증 유망주 △이익 안정성장주 △실적개선 코스닥 중소형주 등으로 나눠 접근할 필요가 있다.

◆턴어라운드주 : SKCㆍ제일모직 등 작년 부진 탈피

올해에는 작년 부진을 떨쳐내면서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SKC와 제일모직 동부화재 현대해상 동양메이저 등이다.

SKC는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8480억원,409억원으로 한해 전보다 17%,58% 감소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45억원에 달한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작년 하반기를 바닥으로 올해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며 "PO(프로필렌 옥사이드) 가격 인상과 신규 설비 가동 등으로 올 상반기 추정 영업이익은 작년 하반기보다 100% 이상 증가한 448억원을 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일모직도 예상보다 견조한 디스플레이 경기로 인해 전자재료와 케미컬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영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자재료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9.3%와 11.6% 상향 조정한다"며 턴어라운드를 예고했다.

동양메이저는 작년 12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254억원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4단계 방카슈랑스 시행 철회가 손보업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도 올해 전망이 밝다.

◆이익급증주 : LG디스플레이 영업익 사상최대 확실

올해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주로는 LG디스플레이(LG필립스LCD) LG 삼성정밀화학 삼성중공업 하나로텔레콤 대우조선해양 등이 꼽히고 있다.

LG필립스LCD는 비수기인 1분기에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8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류성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3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액정표시장치(LCD) TV 중심의 강한 수요와 우호적인 환율 움직임이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망했다.

조선주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이익 증가폭이 가파를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올 영업이익 증가율이 각각 79%,133%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텔레콤에 인수된 하나로텔레콤도 지난해 70억원선이었던 순이익이 올해 1000억원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선전화와 기업사업 부문과 IP(인터넷)TV 등의 급성장과 번들링서비스 확대에 따른 비용절감,설비투자 부담 완화 등으로 급격한 실적호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속성장주 : GS건설ㆍNHN 불황 영향 미미

조정장에서는 꾸준히 이익성장을 시현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표적으로 LG전자와 NHN 메가스터디 부광약품 대웅제약 등이 꼽힌다.

LG전자는 휴대폰과 디지털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 개선이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LG전자의 2008년 영업이익 전망(글로벌 기준)을 1조5500억원에서 1조8300억원으로 18% 상향 조정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터치스크린 중심의 뷰티폰과 보이저 등 프리미엄급 휴대폰 경쟁력 상승으로 올 1분기 연결기준 전체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6% 증가한 442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NHN은 경기둔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이익성장주다.

올해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2808억원,5561억원으로 39%,4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약업체인 부광약품과 대웅제약도 안정적인 이익성장주에서 빼놓을 수 없다.

우리투자증권은 부광약품과 대웅제약의 올해 자기자본수익률(ROE)이 각각 29%,2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새 정부 교육정책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메가스터디도 올해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알짜 중소형주 : 에피밸리ㆍ에스에프에이 수주 급증

중소형 실적개선주는 주가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는다.

올해 실적유망 중소형주로는 케이아이씨와 이니시스 네패스 에피밸리 LG마이크론 한솔LCD 케이씨텍 포휴먼 유니슨 에이스디지텍 바텍 DMS 등이 꼽힌다.

에피밸리와 LG마이크론은 각각 올해 영업이익 109억원,47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아이씨는 영업이익이 200% 이상,이니시스는 150%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장하성 펀드(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가 경영참여를 선언한 LCD 및 PDP용 공정장비업체 에스에프에이도 올해 삼성계열사의 적극적인 평판디스플레이(FPD) 설비투자에 힘입어 신규 수주가 5000억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