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사흘 연속 하락했다. 코스피는 매주 월요일마다 급락하는 '월요병'을 3주째 되풀이했다.

미국발 악재와 환율 급등으로 속절없이 무너져내리던 지수는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하며 패닉에서 다소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17일 코스피는 1574.44포인트로 전거래일 대비 25.82P(1.61%)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5월4일 1567P 이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지난 주말 美 대형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유동성 위기를 시인하고 공적자금의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뉴욕 증시가 급락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신용위기에 대한 우려로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계속됐고,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030원을 돌파하는 등 폭등세를 이어가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1588포인트로 10포인트 넘게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한때 1537포인트까지 곤두박질치며 지난 1월 기록한 전저점(장 중 기준, 1570P)을 갈아치웠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6387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4669억원과 978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프로그램은 3997억원 순매수였다.

통신과 의료정밀, 전기전자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보험과 건설, 기계 등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하이닉스, LG전자, 삼성SDI, LG필립스LCD 등 대형 IT주들이 강보합으로 선전했다. 삼성테크윈은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3% 가까이 상승, 급락장 속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에선 SK텔레콤, KT, KTF 등 통신주들이 선방했고, 현대차기아차 등 환율 수혜주로 부각된 자동차주들도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였다. 반면 POSCO현대중공업, 한국전력, 국민은행, 우리금융, 두산중공업 등은 약세권에 머물렀다.

외국계 창구로 '사자'가 들어온 한국타이어가 이틀 연속 큰 폭으로 올랐다. 정기주총에서 '장하성 펀드'측 추천후보를 감사로 선임했다는 소식에 전기초자도 강세를 보였다.

원자재가 상승 부담에 미분양 물량이 증가했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현대건설대우건설, GS건설, 현대산업 등 건설주들은 일제히 밀려났다. 증권사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삼성화재동부화재, 현대해상 등 보험주들이 줄줄이 급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값이 오른 종목 수는 143개로 하락 종목 수 665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편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3.7%)와 대만 가권지수(-1.9%)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31.9원 오른 1029.2원으로 마감됐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