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패닉] '월가 자존심' 베어스턴스 헐값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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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의 역사를 가진 미국 5위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신용위기의 희생양으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베어스턴스와 JP모건체이스는 17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2달러로 총 2억3600만달러다. 이는 지난 14일 현재 베어스턴스 주가 30.85달러(시가총액 40억달러)의 17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맨해튼에 있는 본사건물(약 12억달러)의 5분의 1을 겨우 넘는 헐값이기도 하다.
모욕적인 가격이지만 베어스턴스는 이번 매각합의를 통해 파산 위기에선 벗어났다. 앨런 슈워츠 베어스턴스 최고경영자(CEO)는 매각합의 이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주는 베어스턴스에 있어 말할 수 없이 힘든 한 주였다"면서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매각이 모든 고객을 위한 최선의 결과"라고 말했다.
JP모건은 베어스턴스 1주당 0.05473주를 바꿔주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대금을 치르기로 했다. 매각작업은 2분기까지 마치기로 했다. 시장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 매각이 합의됨에 따라 베어스턴스 주가는 추가 폭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주주들은 그만큼 피해를 입게 됐다. 베어스턴스 주가는 작년 1월만 해도 171.51달러까지 올랐으나 불과 15개월여 만에 85분의 1 토막이 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베어스턴스의 매각 작업을 돕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300억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키로 했다.
1923년 설립된 베어스턴스는 대공황과 2차대전 등을 거치면서도 한번도 분기 적자를 내지 않았을 정도로 탄탄한 회사였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에 휘말리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베어스턴스의 위기는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기지채권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20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2개가 파산 위기에 몰린 것이다. 투자자산에 대한 위험관리 실패,원금의 10배에 달하는 과도한 차입 투자 등으로 이들 펀드는 부실이 커지면서 결국 청산됐다. 차입 투자는 부동산 경기가 활황일 때는 고수익을 남겼지만 주택경기가 냉각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베어스턴스를 몰아넣었다. 결국 베어스턴스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7억달러,19억달러 등 26억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부실을 상각처리했다.
한편 JP모건은 베어스턴스를 인수함으로써 작년 말 현재 총자산 1조9574억달러로 뱅크오브아메리카(1조7157억달러)를 제치고 씨티그룹에 이어 자산기준 미국 2위 은행으로 부상하게 됐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베어스턴스와 JP모건체이스는 17일(현지시간) "JP모건체이스가 베어스턴스를 인수키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매각가격은 주당 2달러로 총 2억3600만달러다. 이는 지난 14일 현재 베어스턴스 주가 30.85달러(시가총액 40억달러)의 17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맨해튼에 있는 본사건물(약 12억달러)의 5분의 1을 겨우 넘는 헐값이기도 하다.
모욕적인 가격이지만 베어스턴스는 이번 매각합의를 통해 파산 위기에선 벗어났다. 앨런 슈워츠 베어스턴스 최고경영자(CEO)는 매각합의 이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지난주는 베어스턴스에 있어 말할 수 없이 힘든 한 주였다"면서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이번 매각이 모든 고객을 위한 최선의 결과"라고 말했다.
JP모건은 베어스턴스 1주당 0.05473주를 바꿔주는 주식교환 방식으로 대금을 치르기로 했다. 매각작업은 2분기까지 마치기로 했다. 시장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 매각이 합의됨에 따라 베어스턴스 주가는 추가 폭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며 주주들은 그만큼 피해를 입게 됐다. 베어스턴스 주가는 작년 1월만 해도 171.51달러까지 올랐으나 불과 15개월여 만에 85분의 1 토막이 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베어스턴스의 매각 작업을 돕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300억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키로 했다.
1923년 설립된 베어스턴스는 대공황과 2차대전 등을 거치면서도 한번도 분기 적자를 내지 않았을 정도로 탄탄한 회사였으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에 휘말리면서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베어스턴스의 위기는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기지채권에 공격적으로 투자했던 20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2개가 파산 위기에 몰린 것이다. 투자자산에 대한 위험관리 실패,원금의 10배에 달하는 과도한 차입 투자 등으로 이들 펀드는 부실이 커지면서 결국 청산됐다. 차입 투자는 부동산 경기가 활황일 때는 고수익을 남겼지만 주택경기가 냉각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구렁텅이로 베어스턴스를 몰아넣었다. 결국 베어스턴스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7억달러,19억달러 등 26억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부실을 상각처리했다.
한편 JP모건은 베어스턴스를 인수함으로써 작년 말 현재 총자산 1조9574억달러로 뱅크오브아메리카(1조7157억달러)를 제치고 씨티그룹에 이어 자산기준 미국 2위 은행으로 부상하게 됐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