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봉수 9단이 오랜 라이벌인 조훈현 9단을 물리치고 '제5기 전자랜드배 왕중왕전'의 현무왕전에서 우승했다.

한국경제신문과 바둑TV세계사이버기원 주최,전자랜드와 서울전자유통 후원으로 17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전자랜드배 현무왕전(만 50세 이상) 결승전에서 서봉수 9단은 조훈현 9단을 상대로 252수 만에 백 8집반 승을 거뒀다.

이날 대국에선 두 기사의 기세 싸움이 압권이었다. 조 9단의 공격과 서 9단의 실리가 뚜렷이 갈린 채 초반부터 팽팽한 접전이 벌어졌다. 특히 중앙 전투가 치열했다.

서 9단이 좌중앙 삭감을 위해 '특공대'를 보내자 조 9단이 날카로운 공격을 퍼부으며 공방을 벌였다. 팽팽했던 싸움은 우변에서 어이없이 결판났다. 조 9단이 수읽기 실수를 범하면서 한 순간에 균형이 허물어진 것. 이후 서 9단은 흔들림없는 마무리로 대국을 끝냈다.

두 기사는 1973년 1월28일 백남배 본선에서 처음 만난 이후 1980년대까지 15년 이상 라이벌 관계를 유지해와 이번 대국에 대한 바둑팬들의 관심이 높았다. 그동안 비공식 대회를 포함해 모두 371차례 대국을 벌여 조 9단이 248승123패로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서 9단은 이날 승리로 조 9단과의 맞대결에서 최근 3연승을 거뒀다.

전자랜드배 백호ㆍ주작ㆍ청룡ㆍ현무왕전의 상위 입상자 28명과 작년 시드 배정자 4명 등 총 32명의 기사들은 다음 달 7일부터 최종 왕중왕전을 벌이게 된다.

글=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