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비은행 금융회사인 투자은행과 증권사에 자금을 직접 공급키로 하는 초강력 유동성 대책을 내놓았다.

FRB가 16일(현지시간) 내놓은 유동성 대책의 핵심은 △비은행 금융회사에 자금을 직접 대출해주는 것과 △재할인율을 연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리는 것 등 두 가지다.

FRB는 우선 뉴욕연방은행과 직접 거래하는 20개 프라이머리 딜러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대출 방식인 '프라이머리딜러대출(PDCF.Primary Dealer Credit Facility)'을 17일부터 취급키로 했다.

프라이머리 딜러에는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UBS증권 베어스턴스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투자은행이나 증권사는 상업은행이 아닌 관계로 재할인 창구를 활용해 FRB가 직접 지원할 수 없다.

이로 인해 FRB는 14일 JP모건체이스가 중계하는 형식으로 베어스턴스에 자금을 지원했다.

그렇지만 베어스턴스는 결국 매각이라는 최후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이런 맹점을 해소하기 위해 비은행 금융회사에 자금을 직접 공급키로 FRB는 결정했다.

금리는 재할인율과 같은 수준을 적용키로 했다.

한마디로 '재할인 창구의 사촌'이라고 보면 된다.

하루짜리로 돈을 빌려주되 6개월 동안 계속 운영키로 했다.

대출 담보로는 투자등급인 회사채와 지방채 모기지연계증권(MBS) 자산담보부증권(ABS)을 받기로 범위를 넓혔다.

FRB는 이와 함께 재할인율을 0.25%포인트 인하하고 만기도 30일에서 90일로 연장키로 했다.

그렇지만 효력이 제대로 발휘될지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