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을 내는 '다크 제품'들이 뜨고 있다.

에스프레소(커피)를 비롯 흑맥주,다크 초콜릿,검은깨.흑미 등을 넣은 과자 등이 '쓴맛' 열풍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웰빙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취향이 재료의 본래 맛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

최근 스타벅스 매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은 단연 '카페 아메리카노'.2위인 부드러운 맛 '카페라떼'나 달콤한 맛 '카라멜 마끼아또'보다 판매량이 10% 이상 더 많다.

'카페 아메리카노'는 고온.고압에서 추출한 에스프레소 원액에 깨끗한 물(정수)을 가미한 커피 제품.스타벅스 측은 "아라비카 커피 원두의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데다 에스프레소 외에 기타 첨가물을 배제해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피빈 등 다른 커피전문점에선 아예 진한 에스프레소를 찾는 고객이 갈수록 늘고 있다.

캔커피 시장도 단맛이나 부드러운 맛보다는 쌉쌀한 쓴맛이 부각되고 있다.

롯데칠성의 캔커피 '칸타타 블랙'은 마니아층으로부터 인기가 꾸준하다.

흑맥주도 '쓴맛' 열풍의 진원지 중 하나.

이마트는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흑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5배나 급증했다.

기네스,하이네켄 다크,스타우트 등 흑맥주업체들이 지난달 3개 구매시 10% 할인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도 매출 확대의 한 요인이지만 맥주 입맛도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수입하는 기네스는 지난달 매출이 1년 전보다 72%나 늘었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한 모금 마신 뒤 느껴지는 구수하고 쌉쌀한 맛 때문에 20대 남성들의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코코아 함유량이 50% 이상인 '다크 초콜릿'도 여전히 인기다.

롯데제과의 '드림카카오' 56.72 등의 제품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매달 9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제과.베이커리 업체들은 다크 초콜릿 관련 제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초콜릿 신제품 35종과 55%의 카카오를 함유한 케이크 등도 대거 선보였다.

초콜릿의 독특한 맛을 원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데다 식전에 먹으면 그 맛이 남아 있고 포만감을 느낄 수 있어 식욕 억제 효과가 크다는 점도 인기 비결이다.

이 밖에 한국인삼공사의 '정관장'과 해태음료 '자몽에이드' 등도 씁쓸한 맛이지만 건강에 좋다는 인식 덕분에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말 수수 검은깨 흑미 등을 넣은 '마가렛트' 제품을 내놓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