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명예회장 7주기 … 정몽구 회장은 불참

오는 20일 열리는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7주기 제사를 계기로 범(汎) 현대가(家)의 가족 모임이 성사될지 주목받고 있다.

한라그룹이 현대.기아자동차와 KCC 등의 물밑 지원을 바탕으로 만도를 8년 만에 되찾은 데서 보듯 현대가 기업이 힘을 합치면 현대건설 등 대형 인수.합병(M&A) 경쟁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현대가의 실질적 장자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정 전 명예회장의 7주기 제사에 불참할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주말인 15일께 경기 하남 소재 정 전 명예회장 묘소를 따로 찾은 것으로 안다"며 "제사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족모임이라고는 해도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에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과의 회동이 신경 쓰이고,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만남은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된 억측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며 "정몽구 회장은 어려운 시기인 만큼 각자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제사 때도 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을 대신 보냈고 제사 일주일 전쯤 선영을 찾아 고인을 추도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그룹 차원의 추모행사를 따로 갖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대건설 인수 의사를 밝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서울 동작을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며 정치적 지형을 넓히고 있는 정몽준 최고위원 등은 20일 저녁 고인의 서울 청운동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사 다음날인 21일에는 선영에서 추모 행사도 갖는다.

현대중공업은 그룹 차원에서 오는 21일 울산 본사 체육관에 정 전 명예회장 분향소를 설치,합동추모식을 갖고 22일 민계식 부회장 등 경영진이 선영을 찾을 계획이다.

현대그룹도 계열사 사장단이 묘소를 참배할 예정이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