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시중은행 인수를 두고 '바보' 소리를 들을 정도로 수모를 당하고 있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6위 은행 BCC(센터크레딧은행)의 지분 30%를 6억3400만달러(약 6312억원)에 사들인 것과 관련, '너무 비싼 가격에 샀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JP모건이 미국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을 주당 달랑 2달러, 2000억원대에 인수한 것과 비교해 카자흐스탄 6위 은행을 6000억원대에 매입한 국민은행이 '바보'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게다가 국민은행은 2년반 안에 20.1%를 추가 확보키로 계약을 맺었다.

이를 반영하듯 주가도 3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하고 있다.

18일 오전 10시26분 현재 국민은행은 전날보다 2200원(4.15%) 내린 5만8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또 갈아치웠다. 지난 2005년 8월 수준으로 후퇴한 것.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국민은행이 카자흐스탄 BCC은행 지분을 인수키로 한 것과 관련, "국민은행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창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계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민은행의 성장성 개선에 도움이 되겠지만 투자 시점과 가격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미국 발 금융위기로 글로벌 은행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이어서 신흥 시장의 은행에 대한 투자는 위험 요인만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또 "신주 인수를 포함한 인수가격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3.2배 수준"이라며 "이는 헐값 수준인 글로벌 은행주들의 밸류에이션을 감안하면 싸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