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작은 덩치 큰 효율 '强小' 기업이 경제 리모델링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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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기업의 역사는 우리보다 산업화가 빨랐던 서양에서도 500년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
인류 문명의 태동을 거대한 시간표로 작성하면 아주 미소한 단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의 역사보다 더 짧은 것이 기업의 수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은 '단명(短命)'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실제로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이나 유수한 다국적기업의 평균수명은 40년 내지 50년에 지나지 않는다.
꼭 반세기 전인 1957년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현재 존재하는 기업은 불과 3분의 1뿐이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법정자본금 5000만원의 단칸 셋방에서 창업해 중소기업ㆍ중견기업ㆍ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 과정에서 꿈을 피우지 못한 채 도태된다.
허범도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은 기술(Technology), 생산(Production), 마케팅(Marketing)이란 3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자체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술 고지는 90% 정도가 넘지만 생산고지는 40~50%, 마케팅 고지를 넘어 성장하는 기업은 5~10%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이 한 가지 제품에만 의존해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점도 단명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후속작품을 내놓아야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05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 결과를 보면, 1994년 5만6472개의 중소제조업체 중 2003년에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75개(0.13%)에 불과했다.
75개 기업 중 종업원 300~400인 기업은 48개, 400~500인 기업은 19개, 500인 이상은 8개였다.
이들 중견기업은 앞선 기술력과 마케팅 기법, 톡톡 튀는 아이디어, 역경에 굴하지 않는 집념, 끊임없는 혁신 추구 등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최근 들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중견ㆍ중소기업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자신들만의 특화분야에서 특허를 보유한 업체들이 잇달아 생기고 있고, 물량 위주보다 수익성 우선 경영에 나서는 한편, 자체연구소를 설립하고 신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업체도 많아졌다.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일컬어지는 이들 기업들은 첨단 기술력과 품질, 가격경쟁력 등을 무기로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한국 경제의 리모델링 과정에서 이런 중견ㆍ중소기업의 역할론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
이들 기업이 광복 이후 60년 동안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데 기여한 점을 인정하고, 이들을 미래 경제의 주역으로 재도약시켜야 한다.
우선 자생력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에 금융ㆍ인력ㆍ판로의 '피로'를 해소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지금까지 1만 건이 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밀착행정이다.
대기업을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동물에 비유한다면, 중소기업은 이들이 살 수 있는 토양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식물로 비유할 수 있다.
진화론적 입장에서 보면 흔히들 식물은 동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 즉 움직임이 없고 또한 해부학적으로 덜 복잡하기 때문에 동물보다 진화가 덜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덜 복잡하다는 것이 열등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식물은 그 구조적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적응력으로 동물이 살지 못하는 곳에까지 분포하고 있다.
단순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강한 생명력을 보인다는 것은 식물이 오히려 동물보다 진화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수많은 도전과 응전 속에서 기필코 살아남겠다는 투지와 기술로 외풍을 견뎌내는 전도유망한 중소기업들이 있다.
우리 경제가 무역 1조 달러,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앞당겨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강소기업들이다.
정부는 이들이 더 많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서플라이어(Suppliers)'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무대로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 한국경제는 세계 '산업 4강, 무역 8강'에 바짝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
기업의 역사는 우리보다 산업화가 빨랐던 서양에서도 500년을 거슬러 올라가지 못한다.
인류 문명의 태동을 거대한 시간표로 작성하면 아주 미소한 단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의 역사보다 더 짧은 것이 기업의 수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은 '단명(短命)'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실제로 포춘 선정 500대 기업이나 유수한 다국적기업의 평균수명은 40년 내지 50년에 지나지 않는다.
꼭 반세기 전인 1957년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가운데 현재 존재하는 기업은 불과 3분의 1뿐이다.
국내에서도 기업들이 법정자본금 5000만원의 단칸 셋방에서 창업해 중소기업ㆍ중견기업ㆍ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이 과정에서 꿈을 피우지 못한 채 도태된다.
허범도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중소벤처기업은 기술(Technology), 생산(Production), 마케팅(Marketing)이란 3개의 산을 넘어야 한다"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자체 기술을 갖고 있기 때문에 기술 고지는 90% 정도가 넘지만 생산고지는 40~50%, 마케팅 고지를 넘어 성장하는 기업은 5~10%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이 한 가지 제품에만 의존해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점도 단명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들은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후속작품을 내놓아야 지속 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05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조사 결과를 보면, 1994년 5만6472개의 중소제조업체 중 2003년에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75개(0.13%)에 불과했다.
75개 기업 중 종업원 300~400인 기업은 48개, 400~500인 기업은 19개, 500인 이상은 8개였다.
이들 중견기업은 앞선 기술력과 마케팅 기법, 톡톡 튀는 아이디어, 역경에 굴하지 않는 집념, 끊임없는 혁신 추구 등 다른 기업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성공신화를 일궈냈다.
최근 들어 국제 경쟁력을 갖춘 중견ㆍ중소기업이 하나 둘씩 늘고 있다.
자신들만의 특화분야에서 특허를 보유한 업체들이 잇달아 생기고 있고, 물량 위주보다 수익성 우선 경영에 나서는 한편, 자체연구소를 설립하고 신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업체도 많아졌다.
'작지만 강한 기업'으로 일컬어지는 이들 기업들은 첨단 기술력과 품질, 가격경쟁력 등을 무기로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새 정부 출범으로 인한 한국 경제의 리모델링 과정에서 이런 중견ㆍ중소기업의 역할론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
이들 기업이 광복 이후 60년 동안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데 기여한 점을 인정하고, 이들을 미래 경제의 주역으로 재도약시켜야 한다.
우선 자생력의 한계를 가지고 있는 유망 중소기업에 금융ㆍ인력ㆍ판로의 '피로'를 해소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가 내놓은 중소기업 지원정책은 지금까지 1만 건이 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밀착행정이다.
대기업을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동물에 비유한다면, 중소기업은 이들이 살 수 있는 토양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식물로 비유할 수 있다.
진화론적 입장에서 보면 흔히들 식물은 동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 즉 움직임이 없고 또한 해부학적으로 덜 복잡하기 때문에 동물보다 진화가 덜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덜 복잡하다는 것이 열등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식물은 그 구조적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적응력으로 동물이 살지 못하는 곳에까지 분포하고 있다.
단순한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강한 생명력을 보인다는 것은 식물이 오히려 동물보다 진화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수많은 도전과 응전 속에서 기필코 살아남겠다는 투지와 기술로 외풍을 견뎌내는 전도유망한 중소기업들이 있다.
우리 경제가 무역 1조 달러,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앞당겨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강소기업들이다.
정부는 이들이 더 많은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글로벌 서플라이어(Suppliers)'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무대로 벌어들인 돈을 재투자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면 한국경제는 세계 '산업 4강, 무역 8강'에 바짝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