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고객님~" "네,네~"

심심치 않게 콜센터 직원들의 상냥한 목소리를 접하게 된다.

그만큼 콜센터가 보편화된 시대다.

정보기술(IT) 발달에 힘입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것보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상담을 받고 불만이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면서 콜센터는 기업 마케팅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제품 설명이나 구입 상담,불만 접수 정도에 머물던 기능도 전문화,체계화되고 있다.

기업 내부 업무와 관련된 문제까지 콜센터에서 해결하려는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콜센터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콜센터는 이제 고객과 기업과 부서를 유기적으로 이어주는 '징검다리'로서 충실하게 기능을 수행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는 콜센터의 서비스 품질을 점검하고 개선점을 마련하기 위해 '2008년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 콜센터 부문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올해 다섯 번째인 이번 조사는 국내 25개 산업군,154개 업체의 콜센터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17개 산업군,130개 기업 콜센터)보다 업체 수는 24개 늘어났다.

조사는 사전교육을 받은 전문 모니터 요원이 시간대별(오전.점심.오후),요일별(주말 제외)로 고객 입장에서 콜센터에 60번씩 전화를 걸어 서비스 수준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KMAC는 조사 결과 90점 이상을 받은 콜센터를 '한국의 우수 콜센터'로 선정했다.

154개 기업 콜센터 중 현대자동차,기업은행,외환은행,SK텔레콤 등 82개 업체의 콜센터가 우수콜센터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콜센터 서비스 품질 수준은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90점 이상을 받은 우수콜센터 비중은 지난해 69%(130개 중 90개)였으나 올해는 53%(154개 중 82개)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콜센터 서비스 지수는 2005년 87.3점에서 상승세를 타기 시작,지난해 90점까지 올랐으나 올해는 1점 하락한 89점을 나타냈다.

업종별로는 자동차,검색.포털사이트,은행,증권,보안경비,서점,이동통신 등이 90점 이상을 받아 '콜센터 우등생'으로 뽑혔다.

자동차,은행,이동통신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콜센터 서비스 우수 산업으로 꼽혔다.

검색.포털사이트는 올해 처음으로 조사대상에 포함되자마자 92점을 얻으며 두각을 나타냈다.

신용카드는 90점을 받아 우수 콜센터 대열에 간신히 합류했다. 지난해에 비해선 지수가 2점 하락했다.

기업별로는 자동차부문에선 현대.기아차 르노삼성차 GM대우 등이,이동통신부문에서는 KTF와 SK텔레콤이,은행부문에서는 기업은행과 외환은행이,보안경비부문에서는 캡스와 KT텔레캅이 90점 이상을 얻어 우수 콜센터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공공기관,학습지,생명보험,인터넷쇼핑몰 등은 89점으로 평균 점수(89점)에 겨우 턱걸이했다.

이중 학습지와 생명보험은 지난해 90점 이상으로 '우등생' 반열에 올랐으나 올해엔 나란히 1점씩 하락했다.

산업 특성상 고객과 접촉이 많아 콜센터 서비스가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과 택배는 83점으로 '꼴찌'를 기록했다.

피자전문점과 행정기관,정유 등도 나란히 85점을 받아 평균치를 밑돌았다.

항공은 지난해 91점에서 무려 8점이나 떨어져 업종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항공과 택배의 경우 '통화연결' 문제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과 택배업종은 전체 평균(87점)보다 각각 20점과 14점이 낮은 67점과 73점으로 최하위였다.

통화대기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통화 연결 자체가 불가능해 고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피자전문점과 행정기관,택배의 경우 '상담태도'가 전체 산업 중 가장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평균인 82점보다 3~4점 낮은 점수를 받았다.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친근한 어조가 아닌 사무적이고 형식적인 말투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