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권위적이고 고압적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시청이나 구청에 알아 볼 게 있어서 전화를 하면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다는 무책임한 대답과 불친절한 태도로 기분만 망치기 일쑤였다.

요즘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는 평가다.

민원인을 고객으로 섬기고 민원인 중심의 서비스를 펼치겠다는 서비스 마인드가 공직 사회에 확산되면서 민원인들의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중앙 정부에선 외교통상부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외교부는 해외 여행자가 연간 1300만명을 웃돌면서 해외에서의 사건.사고가 급증하자 2005년 4월 영사 콜센터를 개설했다.

영사 콜센터는 하루 24시간,연중 무휴체제로 운영된다.

해외 사건.사고는 물론 여권,이민 등 외교부 업무 전반에 관해 연간 20만건의 민원 전화를 처리하고 있다.

영사 콜센터 직원들은 월 1회 전문 강사를 초청해 상담 업무와 관련된 교육을 받고 매주 자발적인 학습 모임을 갖는 등 대국민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외교부는 재외공관이 휴무일 때도 전화를 걸면 영사 콜센터로 연결해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콜전환 서비스와 인터넷 상에서 민원의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는 전자민원 시스템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자체 중에서는 서울시의 전화 민원서비스 향상 노력이 돋보인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120 다산콜센터'를 개설하면서 걸려오는 전화의 80% 이상은 담당 부서로 전화를 돌리지 않고도 상담원이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시민들은 담당자와 통화하기 위해 장시간 기다리거나 해당 부서를 찾아 여러 차례 전화를 돌려야 하는 불편을 덜게 됐고 서울시 직원들의 업무 부담도 크게 줄었다.

120 다산콜센터는 교통정보와 문화행사 안내에서부터 전세주택 마련 등 전문적이고 특수한 분야까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홈페이지에서 웹콜 시스템을 통해 무료로 콜센터에 전화를 걸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고 24시간 연중 무휴로 운영 체제를 바꿔 언제 어디서라도 시민들이 불편사항을 상담하고 해결할 수 있게 했다.

출범 당시부터 영어 중국어 일본어 전문 상담원을 채용해 외국인들도 불편없이 각종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한 것도 120 다산콜센터의 장점이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2006년 11월 41.6%에 그쳤던 서울시민의 전화민원 만족도는 현재 90%대로 높아졌다.

서울시는 앞으로 수도요금 납부기한 자동안내와 같은 CRM(고객관계관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자치구와 연계한 통합 콜센터를 갖춰 서비스 품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고객의 눈높이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기본 철학을 갖고 민원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