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강세론자로 이름을 떨쳤던 '월가의 여제' 애비 조셉 코언(56)이 서브프라임 사태의 유탄을 맞고 사실상 현업에서 퇴출됐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코언이 뉴욕 증시 대표 지수 중 하나인 S&P500지수 전망에서 손을 뗐다고 골드만삭스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직함도 골드만삭스 수석 투자전략가에서 선임 투자전략가로 강등됐다.

그의 업무는 동료 투자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으로 넘어갔다.

골드만삭스는 "코언은 세계 각지의 고객들을 만나 시장에 대한 견해를 제공하고 보다 장기적인 관점의 시장 업무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코언이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언은 대학에서 경제학과 컴퓨터공학 학사 학위를 따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첫 직장을 시작한 뒤 뮤추얼펀드인 로 프라이스 어소시에이트 등을 거쳐 1990년 10월 골드만삭스 시장분석가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그는 1990년대 '최장기 미국 증시 호황'을 예언하며 일약 월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떠올랐다.

그는 1998년 "주가수익비율(PER)이나 배당수익률 등에 비춰볼 때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현재의 증시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해 움직인다"며 강세장 지속을 예견했다.

투자자들은 그의 입을 주목했고 증시는 연일 달아올랐다.

한때 '애비 효과(Abby effect)'는 FRB 의장이던 그린스펀보다 더 큰 위력을 발휘했을 정도다.

코언은 서브프라임 사태에 맞서 강세론을 견지하다 결국 추락하는 시장의 제물이 됐다.

그는 올해 말 S&P500지수 전망치를 1675로 제시하고 주식투자 비중을 75%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수는 현재 1276에 머무르고 있고 코언은 지나친 낙관론을 고수한 데 따른 책임을 져야 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