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농촌 다 죽어도 공직자는 안 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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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8일 전북 전주의 생물산업진흥원에서 열린 농림수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한ㆍ미 FTA를 반대할 수 없는 세계적 조류 앞에 있다"며 "반대만 하지 말고 논의를 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농어민에 대한 공무원들의 자세를 호되게 질책한 후 농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강도 높게 주문했다.
◆"농촌도 기업화해야"
이 대통령은 농촌의 현실에 대해 "지원보상이나 하는 산업으로 취급해서 이 지경까지 왔다"며 "정부는 뒷받침을 해줘 농촌 스스로 살아나 경쟁력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일류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하듯,농어촌도 인재를 영입해와 기업화 해야 한다"며 "그래서 흩어져 있는 농촌을 한곳에 모아 교육과 문화가 있도록 지원하도록 해야지,보상지원하는 시혜적 차원으론 농촌을 살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농협이 농기계를 농민들로부터 좋은 가격에 사 관리하면서 농가에 싼 가격으로 임대하면 농가부채를 줄일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어 농어촌 지역 △기숙형 공립고 건립 △0~5세 보육료 지원 △대학생 국가장학금 지급 확대 등을 약속했다.
◆"2,3차 산업 마인드로"
이 대통령은 공무원을 향해 "농사짓는 심정으로 가야 한다. 관료로서 농어민에게 어쩌면 군림을 했다고 볼 수 있다"며 "농림부 시절의 발상으론 안된다.
농림수산식품부 이름에 걸맞게 새로운 게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분의 생각은 1차 산업에 국한돼 있다"며 "2,3차 산업 마인드로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는 늘 말만 유통구조 개선이다 하는데,알기는 많이 알고 모르는 게 없으나 실천에 옮겨지지 않기에 농촌 개선이 안된다"고 지적한 뒤 "농촌은 다 죽게 돼도 공직자는 별로 달라질 게 없다. 아침에 출근해 저녁에 퇴근하면 월급이 깎이기나 하나,고뇌가 없다"고 질타했다.
'참다래' 사업을 키운 벤처농업인 출신의 정운천 장관에 대해선 "말 많은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다"며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농어민 심정을 잘 알 것"이라고 신뢰를 표시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