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첫선을 보인 '국민 스낵' 새우깡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농심의 '노래방 새우깡'에서 생쥐머리 모양의 이물질이 발견되면서 대형마트 등 유통 매장과 노래방에서는 새우깡이 자취를 감췄다.

끊이지 않는 먹거리 사고에 소비자들의 항의와 진상 규명 요구도 빗발쳤다.

농심은 18일 관련 제품 생산을 중단하고 유통 물량도 회수해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노래방 새우깡은 400g으로 소포장 일반 새우깡(90g)보다 4배 이상 크다.

그만큼 이물질이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농심의 회수.폐기 물량이 미미한 데다,사건 은폐와 늑장 대응 논란까지 제기돼 파문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농심 은폐.늑장 대응 논란

농심은 이날 발표한 사과문에서 이미 새우깡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소비자 클레임 접수 사실을 시인했다.

지난달 18일 충북의 한 소비자가 슈퍼마켓에서 산 새우깡에서 1.6㎝ 크기의 털이 난 이물질을 발견하고 회사 측에 통보한 것.하지만 농심은 17일 식약청이 이 문제를 발표한 뒤에야 내부조사 사실을 털어놓았다.

클레임부터 생산 중단까지 한 달 동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쉬쉬한 셈이다.

농심은 문제의 노래방 새우깡을 전량 폐기하겠다고 밝혔지만 폐기 대상이 전체 생산분에 비해 극히 미미해 소비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농심의 수거 대상은 이물질 검출 제품이 생산된 1월31일을 전후한 나흘(1월29일~2월1일)간 출고분 2만5719박스(5억원어치).결국 2월2일 이후 생산분은 그대로 유통시키겠다는 이야기다.

◆대형마트.편의점,새우깡 철수

대형마트들은 이날 노래방 새우깡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이마트와 홈에버는 농심 안양공장에서 만드는 일반 새우깡까지 매장에서 철수시켰다.

이마트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새우깡 판매를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들은 아예 모든 새우깡 제품을 매장에서 뺐다.

편의점들도 노래방 새우깡을 철수시켰다.

특히 훼미리마트는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농심의 다른 새우깡 제품들도 받지 않기로 했다.

소비자단체들도 일제히 정확한 원인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향기 한국소비자연맹 부회장은 "농심이 즉각적으로 원인 규명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심은 밀가루 반죽과 새우를 섞은 반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칭다오 공장과 완제품을 만드는 부산공장 중 한 곳에서 이물질이 들어갔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농심 매출 타격 불가피

이번 사태는 2004년 이후 매출이 제자리 걸음인 농심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노래방 새우깡의 연 매출은 150억원이며,새우깡 4종의 전체 매출은 600억원 규모.이는 지난해 농심 전체 매출(1조5100억원)의 4% 수준이다.

다른 스낵 제품까지 합치면 매출 비중이 15% 안팎에 달한다.

최자현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들이 이런 문제에 특히 민감한 만큼 앞으로 두세 달간 농심의 모든 스낵 제품 매출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날 농심 주가는 18만3500원으로 마감돼 전날 대비 4.43%(8500원) 급락했다.

유재혁/송태형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