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도심 내 주거시설 확보를 위해 주택 재개발 사업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재개발 시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재개발 대상지가 많은 서울 강북지역은 열기가 만만치 않다.

팔겠다는 사람보다 사겠다는 사람이 많아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은커녕 매물 자체가 사라진 곳도 많다.

부동산 정보업체 관계자들은 "올 들어 새정권 출범에 대한 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개발과 뉴타운에 대한 문의가 상당히 많이 늘었다"며 "요즘에는 하루 2~3건씩 투자상담을 해 주고 있는데 실제 거래로 이어진 경우도 제법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청약가점제 영향으로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의 신규 아파트 청약기회가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기 때문에 재개발을 주목하는 수요자들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분양가상한제로 최장 10년에 이르는 전매제한이 부담스러워진 상황에서 전매제한을 피할 수 있는 재개발 지분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예전처럼 재개발 지역에서 소액투자로 높은 투자 수익을 얻기는 상당히 어려워진 상황이라면서도 향후 개발 전망이 밝은 곳에 장기 투자용으로 사두는 것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조언했다.

재개발 투자에 나서려면 일단 매물부터 찾아야 한다.


2~3개의 매물을 놓고 가장 조건이 좋은 물건을 낙점하는 것이다.

문제는 가격이다.

서울 시내 웬만한 뉴타운 지분값은 30㎡짜리를 기준으로 3.3㎡(1평)당 3000만원을 넘어선다.

20㎡ 미만의 작은 땅이라면 5000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닥터아파트 이진영 팀장은 "재개발 투자의 관건은 싼 땅을 사는 것인데 요즘은 조금 힘들게 됐다"며 "여러 중개업소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파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윳돈이 많지 않다면 재개발 구역지정조차 되지 않은 곳의 주택을 찾아나서는 것도 방법이다.

이런 지역은 집값이 저렴한 편이다.

서울 구도심은 어차피 개발이 될 수밖에 없으므로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다.

이진영 팀장은 "서울 북부지역에서는 창동이나 정릉동 등에서 아직까지 재개발 일정이 잡히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자금문제가 괜찮다면 용산 국제업무지구 인근 서계동이나 청파동 등 유망지역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

전문가들은 4차 뉴타운 후보지로 거론됐던 지역의 가격부담이 꽤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미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는 지역이라도 소홀히 하면 곤란하다.

개발 호재가 풍부해 입주 시점에 가격이 더 오를 만한 여력이 있다면 매수에 나서볼 만하기 때문이다.

서대문구 불광동 등은 재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면서도 가격적 메리트가 남아 있는 곳으로 꼽힌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다만 최근에 집값이 한 번 큰 폭으로 올랐다면 재고해 보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뉴타운은 대부분이 재정비촉진지구이기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에 포함돼 거래가 쉽지 않다는 점을 염두해 둬야 한다.

사업이 언제 진행될지도 알 수 없어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오랫동안 돈이 묶일 수 있다.

실수요자 목적이라도 오랜 기간 노후 주택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큰 부담이다.

허가요건이 된다고 생각해 쉽게 접근했다가는 피치못할 상황에서마저 손을 빼기 힘든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재개발 분위기가 좋은 지금도 대부분의 뉴타운에서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김규정 부동산114 팀장은 "노후주택에 거주하면서 생활 수준을 낮추기가 힘든 상황이라면 인근의 존치 아파트를를 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충고했다.

일정 정도 생활 수준을 유지하다가 재개발이 완료되면 인근에서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