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조정 국면을 보이면서 상장사 대주주들이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쌀 때 사두겠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회사를 잘 아는 대주주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1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외제약의 지주사인 중외홀딩스와 특수관계인들은 지난 1월 25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연일 중외제약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이고 있다. 두 차례 공시한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보면 이 기간에 11만1000주(2.5%)를 확보했다.

회사측은 "경영권 강화와 주가 방어 측면에서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코아브리드의 주식 350만주(7.56%)와 경영권을 확보한 전병철씨도 지난 18일 1억1100만원을 들여 자사주 30만주를 장내 매수했다. 이에 따라 전씨의 지분율은 8.21%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 비티캠이 우회상장한 제이콤도 대주주가 잇달아 자사주를 샀다. 박영숙 대표이 사 겸 회장과 그 아들인 강용석부 사장은 18일 각각 2만8600주와 2만주를 주당 3495원과 3435원에 장내 매수했다. 비티캠의 대주주인 이들이 제이콤 지분을 직접 취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콤 관계자는 "주가가 쌀 때 미리 사두려는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적인 지분 취득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윤 동양종금 애널리스트는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때 대주주가 나서서 자사주를 사는 것은 주가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외제약의 경우 대주주측이 본격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 1월 25일 이후 현재까지 18% 가량 올랐다.

이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 상황이 안 좋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잉여 현금을 설비나 시설 투자에 쓰기보다 자사주 매입쪽으로 돌리는 것 같다"면서 불투명한 경영 여건도 자사주 매입이 늘어나는 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