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나 구두를 보면 소재에 따라 가격이 천양지차지만,같은 제품이면 치수가 크든 작든 값이 똑같다.

분명히 44와 77 사이즈 옷은 들어가는 원단 분량이 상당히 차이가 날 텐데 말이다.

그렇다면 작은 사이즈를 구입하는 사람은 큰 사이즈를 사는 사람보다 손해를 보는 것일까.

치수에 관계없이 가격이 같은 이유는 생산원가에서 원단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제일모직 관계자는 "의류 원가에서 인건비와 부자재 비중이 30~40%에 달하는 반면 원단비는 10% 미만"이라며 "조금 차이나는 원단비를 굳이 원가에 반영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치수에 따라 원단이 조금 더 들거나 덜 들 수 있지만 나머지 공정과정은 같기 때문에 원가 차이를 무시해도 될 정도라는 것.그래서 의류업체들은 평균 사이즈인 여성복 55,남성복 100을 기준으로 총생산량을 결정해 가격을 매긴다.

구두도 마찬가지다.

고급 가죽을 사용하면 크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가격 차이가 날 텐데 업체들은 그렇지 않다고 전한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보통 남성화의 경우 250㎜이든 280㎜이든 한 판의 가죽에서 나오는 구두 개수는 같다"고 말했다.

신발을 찍어내고 남는 자투리 가죽은 250㎜가 많겠지만 자투리로 구두를 더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어차피 고려사항이 아니라는 얘기다.

따라서 작은 사이즈를 사서 손해보는 게 아니냐는 생각은 접어도 된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