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필 지휘자 노세다 "오케스트라연주는 마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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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의 세계는 철저한 계급사회다.
악단마다 등급이 매겨져 있고,베를린필,빈필 등 일류 오케스트라의 반열에 오르기는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힘들다.
운영진과 단원,지휘자의 궁합도 잘 맞아야 한다.
자존심 강한 스타들을 조화롭게 이끄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영국 BBC필하모닉은 매우 드문 성공 사례에 속한다.
맨체스터의 시골악단에 불과하던 BBC필은 2002년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자난드레아 노세다(44)를 영입하면서 세계 클래식 공연계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오페라에서 오케스트라로 옮기고 싶은 그와 혁신적인 지휘자를 원하는 BBC필의 바람이 맞아떨어진 것.
BBC필은 21일 한국 공연을 앞두고 지난주 일본 오사카 무대에 먼저 올랐다.
오사카 공연이 채 한 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세다를 극적으로 만났다.
노세다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의 거물급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눈에 띄어 이 극장의 수석 객원지휘자로 발탁됐던 인물.그는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게르기예프에게 배웠다"며 "지금도 사운드를 내기 전에 마음 속에서 어떤 사운드를 원하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BBC필 단원들에게도 혼자서 연주하지 말고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하라고 늘 강조한다.
전체의 소리를 고려하지 않으면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솔리스트를 합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단원들이 '파트'로 연주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개인이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한 파트'가 하는 연주,그게 바로 오케스트라죠."
그러나 연주자들에게 거시적인 안목을 키워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체력'이라는 장벽이 또 버티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는 공연 동안 연주의 질을 일관되게 이끌어나가는 것이 오케스트라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에너지를 한 순간에 쏟는 것이 아니라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 같은 그의 철학과 체력안배 훈련 덕분에 BBC필은 유연하면서도 드라마틱한 화음을 내게 됐다.
클라이막스에서 극적인 사운드를 최대한 이끌어내면서도 다음 악장으로 넘어갈 때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게 BBC필의 강점이다.
노세다는 2005년 BBC필이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의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로도 유명해졌다.
전 세계에서 140만명이 곡을 내려받았고 BBC필의 인지도는 한층 높아졌다.
그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집과 브람스 교향곡 1~4번의 다운로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번엔 유료다.
그가 이끄는 BBC필은 21일 통영 음악제 개막 연주를 시작으로 대전(22일)과 경남 김해(23일),서울(25일),경북 구미(26일)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서울 공연(25일)에서는 김선욱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악단마다 등급이 매겨져 있고,베를린필,빈필 등 일류 오케스트라의 반열에 오르기는 '낙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힘들다.
운영진과 단원,지휘자의 궁합도 잘 맞아야 한다.
자존심 강한 스타들을 조화롭게 이끄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영국 BBC필하모닉은 매우 드문 성공 사례에 속한다.
맨체스터의 시골악단에 불과하던 BBC필은 2002년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자난드레아 노세다(44)를 영입하면서 세계 클래식 공연계의 강자로 급부상했다.
오페라에서 오케스트라로 옮기고 싶은 그와 혁신적인 지휘자를 원하는 BBC필의 바람이 맞아떨어진 것.
BBC필은 21일 한국 공연을 앞두고 지난주 일본 오사카 무대에 먼저 올랐다.
오사카 공연이 채 한 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노세다를 극적으로 만났다.
노세다는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의 거물급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의 눈에 띄어 이 극장의 수석 객원지휘자로 발탁됐던 인물.그는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을 게르기예프에게 배웠다"며 "지금도 사운드를 내기 전에 마음 속에서 어떤 사운드를 원하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고 말했다.
그는 BBC필 단원들에게도 혼자서 연주하지 말고 서로의 소리를 들으며 하라고 늘 강조한다.
전체의 소리를 고려하지 않으면 오케스트라가 아니라 솔리스트를 합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단원들이 '파트'로 연주하는 게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개인이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한 파트'가 하는 연주,그게 바로 오케스트라죠."
그러나 연주자들에게 거시적인 안목을 키워주는 데는 성공했지만 '체력'이라는 장벽이 또 버티고 있었다.
두 시간이 넘는 공연 동안 연주의 질을 일관되게 이끌어나가는 것이 오케스트라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연주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입니다.
에너지를 한 순간에 쏟는 것이 아니라 고르게 분배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이 같은 그의 철학과 체력안배 훈련 덕분에 BBC필은 유연하면서도 드라마틱한 화음을 내게 됐다.
클라이막스에서 극적인 사운드를 최대한 이끌어내면서도 다음 악장으로 넘어갈 때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게 BBC필의 강점이다.
노세다는 2005년 BBC필이 연주한 베토벤 교향곡 전곡의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로도 유명해졌다.
전 세계에서 140만명이 곡을 내려받았고 BBC필의 인지도는 한층 높아졌다.
그는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전집과 브람스 교향곡 1~4번의 다운로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이번엔 유료다.
그가 이끄는 BBC필은 21일 통영 음악제 개막 연주를 시작으로 대전(22일)과 경남 김해(23일),서울(25일),경북 구미(26일)에서 내한공연을 갖는다.
서울 공연(25일)에서는 김선욱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