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으로 이직한 두산중공업의 핵심 기술인력 13명이 STX중공업에서 일을 못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이동명 수석부장판사)는 19일 두산중공업이 STX중공업 산업플랜트부문 구모 사장 등 13명의 전(前) 직원들을 상대로 "경업금지 만료일까지 STX중공업에서 일해서는 안된다"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전부 받아들였다.

이 결정에는 이미 기술 유출 혐의로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구 사장 등 6명 이외에도 STX로 이직한 두산중공업의 핵심 기술인력 7명이 추가로 포함돼 있어 수주액이 프로젝트당 수조원대에 이르는 담수화 설비 분야에 진출한 STX중공업은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두산중공업이 가지고 있는 담수 및 발전 사업 기술은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로 보호해야 할 영업비밀에 해당된다"며 "2007년 해당 사업에 새로 진출한 STX중공업이 두산중공업의 기술을 빼돌려 손쉽게 수십년의 기술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구 사장 등을 채용한 것으로 보여 전직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구 사장 등이 두산중공업 입사시 맺은 1~3년간 동종업계 전직금지 약정 기간도 적정하므로 약정 기간을 전부 인정해 퇴사일로부터 해당 기간까지 STX에서 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두산중공업은 1978년 해수 담수화 분야에 진출해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 등지에서 잇따라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90년 이후 세계시장 점유율 40%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