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업체들이 건설업체에 대해 공급가격을 올려 달라며 어제부터 일제히 파업에 돌입,생산을 중단함으로써 건축공사 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전국적인 공사차질과 엄청난 손실이 불보듯 뻔하다.

최근 주물업계에 이어 원자재값 폭등에 따른 대.중소기업 간 납품가격 갈등(葛藤)이 결국 공급중단으로까지 번진 것이다.

이런 사태가 다른 산업계로도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면 그 혼란과 경제 전반의 피해를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레미콘 업계가 생산중단이라는 극단적 행동에 나설 정도로 한계상황에 몰린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자재값으로 주물이나 레미콘뿐 아니라 많은 중소기업들이 기존 납품단가로는 도저히 수지를 맞추기 힘든 현실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수요업체인 대기업들도 심각한 원가압박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힘겨루기식 공급중단과 버티기만 고집한다면 양쪽 모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생존마저 위협받게 될 것은 불문가지다.

하루빨리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슬기로운 해결방안 모색과 타협이 시급한 이유다.

그런 점에서 전경련 대한상의 등 경제4단체장들이 어제 상공의 날 기념식에서 '경제살리기와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한 결의'를 통해 경제회복의 선도적 역할,상생의 노사관계 조성,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 등에 힘쓰기로 다짐한 것은 대 증소기업,노사간 협력체제 구축의 전기가 될 만하다.

특히 전경련이 납품가 문제와 관련해 중소기업과 대책을 논의키로 하는 등 적극적인 원자재값 파동 해결 의지를 보인 것은 난국 극복을 위한 돌파구(突破口) 마련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로선 원자재값 상승은 곧바로 기업의 생산비 증가 및 수익감소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투자여력 잠식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깊은 주름살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대.중소기업 모두에게 위기의 요인이라는 얘기다.

이런 때일수록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고통을 나누고 상호 협력체제를 굳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방도를 함께 모색하는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