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박스를 온라인 음악 시장의 최강자로 키울 겁니다.

구글처럼 강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입니다."

작년 7월 혈혈단신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로 날아가 큐박스를 세운 권도혁 대표(33)는 온라인 음악시장에서 '구글신화'를 꿈꾸는 젊은 벤처기업인이다.

국내외 엔젤투자자로부터 십시일반 투자를 받아 세운 큐박스는 '음악 검색'이란 새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여 현지 벤처캐피털리스트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실제 사업도 연착륙 중이다.

큐박스는 작년 10월 시범운영을 시작한 지 5개월 만에 월 이용자를 30만명으로 끌어올렸다.

"네이버의 지식검색이나 싸이월드 같은 인맥관리사이트(SNS:social networking service)가 세계 최초로 개발됐으나 세계시장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 조그마한 한국시장에 갇혀 있잖아요.

이런 '우물안 비즈니스'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좀 더 큰 물에서 처음부터 글로벌 네티즌을 대상으로 큰판을 벌여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큐박스의 아이디어는 간단하다.

권 대표는 "음악에 관한 메타 서비스라고 보시면 됩니다.

큐박스에서 플레이어를 내려받아 원하는 음악을 검색하면 유튜브(미국의 동영상 사이트),마이스페이스(미국판 싸이월드),비보(영국판 싸이월드) 등의 배경음악에서 해당 음악을 찾아내 틀어주는 식이에요"라고 설명했다.

큐박스 이용자는 음원사용에 대한 비용을 따로 낼 필요가 없는 점도 장점이라고 권 대표는 덧붙였다.

다른 음악 사이트들은 우리나라의 소리바다처럼 사용료를 받고 있다고.

마이스페이스만 하더라도 미니 홈페이지에 약 1200만곡이 저장돼 있다는 점에 착안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권 대표는 "애플의 온라인 음악서비스인 아이튠스가 600만곡가량을 수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큐박스의 성장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뮤지션들의 개인 홈페이지와도 연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의 구상은 새로운 온라인 음원의 유통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선 SMS(Social Music Service)라는 새로운 네트워킹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자기와 비슷한 음악을 듣는 사람들끼리 카페를 만드는 식이죠.큐박스 플레이어에 같은 음악을 듣는 사람들의 사진을 볼 수 있도록 하고,중간에 공연기획사나 음반제작자의 광고를 넣습니다.

광고 수익은 저작권자와 나눠 갖게 됩니다."

큐박스를 내놓기 전까지 권 대표는 컨설팅 회사인 베인&컴퍼니와 국내 1위 인터넷 포털인 NHN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활약했다.

"연세대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0년 대학 선배들과 함께 모모스 벤처스라는 웹 비즈니스 회사를 만든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이쪽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큐박스의 현재 모습은 아직 미약합니다.

하지만 유튜브도 아이디어 하나로 전 세계 네티즌을 사로잡았잖아요. 우리라고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