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창업 및 혁신형 중소기업 지원에 올해 6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 불안으로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총 대출을 1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이다.

박해춘 우리은행장은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우리 비즈니스 클럽' 포럼에서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자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국내 유일한 토종은행으로서 어려운 시기에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우리 비즈니스 클럽은 우리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둔 중소기업 모임으로 회원사만 4000여개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우선 창업 활성화를 위해 최근 출시한 소호(SOHO) 고객 맞춤형 상품인 '소호 V론'과 '우리 명가 파이낸스'를 통해 창업을 활성화하고 소상공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신용보증기금과 업무 협약을 체결,최대 5억원까지 창업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한 창업 및 제조업 부문 지원 금액은 총 2조4000억원 규모로 책정했다.

우리은행은 또 혁신형 중소기업에 2조3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는 올해 신용보증기금이 혁신형 중소기업에 보증 형태로 지원키로 한 23조원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중소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을 평가,금융을 지원하는 '하이테크론'과 기술 개발 자금을 조기에 지원하는 '기술개발 네트워크론'도 적극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이 밖에 기존의 1차 납품업체 지원 위주였던 구매카드제도를 2차 납품업체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대기업과 거래하는 1차 납품업체에 대해 별도의 신용 조사 없이 신용으로 카드 한도를 부여하고 2차 납품업체에는 은행에서 대금 지급을 보장,안정성을 높이는 등 대ㆍ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촉진하는 데도 50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전우탁 우리은행 중소기업전략부 부부장은 "금리와 지원 금액 등 구체적인 조건은 개별 업체의 신용도에 따라 유동적"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상품을 개발,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중소기업 연체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우리은행의 공격적인 영업 방침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 성장이라는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호응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자칫 방만한 대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말 현재 중소기업에 대한 원화 대출금은 54조원 규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연체율이 지난해 말에 비해 소폭 상승했지만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리스크 관리 못지 않게 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통한 새로운 대출 수요를 창출하는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