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글로벌 증시 급락으로 해외펀드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부진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국내 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도 고객들에게 추천하는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해외 비중을 낮출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변동성 장세에 유리한 파생상품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19일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주식형펀드 중 해외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 들어 대폭 축소돼 국내 펀드보다 훨씬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주식형펀드 신규 유입액 49조6000억원 중 해외펀드 증가분이 36조4000억원으로 73%에 육박했으나 올 들어 3월13일까지 증가분(6조1000억원) 중 해외펀드 비중은 30%대로 떨어졌다.

국내 펀드 비중은 작년 26%에서 지금은 69%로 껑충 뛰었다.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리서치팀장은 "지난해 중국 증시 열풍과 함께 비과세 혜택 등으로 해외펀드가 붐을 이뤘으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엔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커진 해외 증시를 피해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이 우수한 한국 증시로 돌아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작년 말부터 해외 펀드 비중을 낮추고 국내 펀드의 비중을 높이라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하나대투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전략적 자산배분 가이드'를 보면 작년 8월 50%였던 국내펀드 비중이 올 3월엔 57%까지 높아졌다.

우리투자증권도 주식형펀드에서 지난 2월 40%를 차지하던 해외 부문의 비중을 이달 들어 36%로 하향 조정했다.

삼성증권의 경우 3월 추천 자산배분 비중에서 국내 비중(55→56%)을 소폭 높이는 대신 해외 비중(45→44%)은 낮췄다.

해외펀드에 대한 기피현상은 파생상품 개발도 촉진시키고 있다.

조정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성을 낼 수 있는 해외 DLS(파생결합증권)가 대안 상품으로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브라질 MSCI지수를 추종해 연 18%의 투자수익을 목표로 설계한 '부자아빠브라질ETF(상장지수펀드) DLS'를 지난 14일에 이어 21일 추가 공모한다.

이 상품은 브라질 주가가 당장 급락하더라도 3개월 내 90% 수준까지 회복하면 4.5%의 수익을 안겨주고 조기 상환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 1월 S&P브릭스40지수와 코스피200지수 등 6개 기초자산을 섞은 DLS를 65억원 규모로 두차례 발행했다.

한국투자증권 손석우 상무는 "최근 이머징 시장이 미국 등 선진시장에 연동돼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단순히 상승장을 쫓는 펀드보다는 변동성 장세에 강한 파생상품이 대안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