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현장 직접 챙기기

故 정주영 회장 제사 참석 현대家 화합 주도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의 '광폭(廣幅) 행보'가 관심이다.

정 회장은 20일 밤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서울 청운동 자택에서 치러지는 7주기 제사에 6년 만에 처음으로 참석,범(汎) 현대가(家)의 화합을 꾀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13일 한승수 총리 초청 전경련 회장단 만찬의 호스트를 맡아 새 정부와 재계간 소통에 앞장섰고 17일부터는 연달아 현대.기아차 공장을 찾는 등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현대가(家) 한자리에 모인다

범 현대가에 따르면 정 회장이 20일 밤 현대가 자손들이 함께 모여 치르는 정 명예회장 7주기 제사에 2002년 1주기 제사 이후 처음으로 참석한다.

한 관계자는 "현대가의 실질적 장자로 집안 화합을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해 참석키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모임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범 현대가에선 정 명예회장의 옛 현대그룹 적통성 승계를 놓고 현대중공업그룹 및 KCC그룹,현대그룹간 신경전을 벌이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건설 인수 문제는 논란의 핵심에 있다.

현대가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교통정리에 나설 경우 현대건설은 물론 하이닉스 M&A(인수.합병)와 관련해서도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현대건설 인수 등에 대한 조율이 이뤄진다면,최근 한라그룹이 범 현대가 지원 아래 만도를 되찾은 것에서 보듯 M&A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 명예회장 기념관 건립 등 추모사업에 대한 얘기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관계자는 그러나 "평소 행보로 볼 때 현대차그룹 차원의 현대건설 인수나 대북사업 참여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정몽구 회장의 커진 대외 보폭

재계 큰형으로서의 행보도 부쩍 넓어졌다.

정 회장은 그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한 끝에 지난해 2012여수세계박람회(EXPO)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과거와 달리 재계 화합자 역할에도 주도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 전경련 회장단 만찬의 호스트 역할을 흔쾌히 맡은 게 대표적인 예다.

재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이윤호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 후임에 자사 출신이 처음으로 선임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그룹 내에선 섭섭하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정 회장은 아쉬움을 털어내고 흔쾌히 전경련 만찬을 주관해 통큰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정 회장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며 "앞으로 재계 내에서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앞으로 재계의 실질적인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수언/장창민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