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72)이 20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조 회장은 취임 후 1년간 1600여건 이상의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해 정부 측에 건의하고 순환출자 제한,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규제 강화 시도 등을 방어해 내는 등의 성과를 거두며 전경련의 위상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기업)'를 모토로 내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결의문 채택을 주도하는 등 정부와 기업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1년 전 '조석래호(號)'의 출발은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전경련 회장 선출 과정에서는 회원사 간 갈등으로 회장 선출 총회가 무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전경련 회장 70대 불가론'을 들고 나온 회원사가 있었을 만큼 '반(反) 조석래' 여론이 강했다.

하지만 조 회장은 '노익장'을 과시하며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는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지론을 펴왔다.

"물고기가 연못에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데 조약돌을 던지면 사라져 버린다.

돈도 같은 성격이어서 상황이 불안하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

" 지난해 4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 때 조 회장이 했던 이 발언은 그가 어떤 생각을 하며 전경련을 이끌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조 회장 취임 이후 전경련은 원론적인 비판 대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5000여건이 넘는 등록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규제개혁 로드맵을 작성하고 1600건 이상의 규제개혁 과제를 발굴해 정부 측에 건의했다.

정부와 함께 시장경제의 원리를 담은 교과서를 편찬하며 공교육에서 이뤄지는 경제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회장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우선 국제금융시장 불안,원자재값 폭등,원화가치 하락 등 국내 기업들이 직면한 대외 여건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기후변화 협약,해외 자원개발 등 새로운 기업 이슈와 관련,재계 중론을 이끄는 역할도 맡아야 한다.

정부에 비판이 아닌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전경련의 역할을 바꾸는 것도 시급하다.

전경련 관계자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역할보다 기업들을 격려하고 새로운 이슈를 환기시키는 역할에 집중한다는 것이 전경련의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