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포츠 "돈 많이 벌고 이도 고쳐 자신감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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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17일 영국의 지상파 방송 'ITV1'이 주최한 일반인 대상 노래경연대회의 예선 심사장. 뚱뚱한 데다 앞니까지 부러진 촌스러운 남자가 등장해 경연대회 분위기와 맞지 않게 '오페라'를 부르겠다고 나선다. 관객들은 의아해했고 심사위원들은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 하지만 그 남자가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이루고'를 부르기 시작하자 객석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서정적이면서도 부드럽고,주저없이 치고 올라가는 고음에 사람들은 숨을 죽였다.
웨일즈 출신의 평범한 휴대폰 세일즈맨 폴 포츠(37)가 스타 반열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망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네티즌을 감동시켰다. 유튜브에서는 9일 만에 무려 1000만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지난해 8월에 나온 그의 데뷔 앨범은 영국 UK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폴 포츠가 오는 5월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그는 공연을 앞두고 20일 한국경제신문사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며 "나도 이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못생기고 평범한 사람'도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그 '사건'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처음엔 상금으로 오페라 수업을 받느라 진 카드빚을 갚았습니다. 부러진 이와 잇몸 치료도 했구요. 웃을 때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상금을 받기 전 돈을 빌려 아내에게 어울리는 선글라스를 사서 선물한 것도 기억납니다. 아내와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가고 싶은데 일정이 바빠서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포츠는 금전적으로 부자가 됐지만 계속 공연을 다니고 있어서 돈이 많아졌다는 것을 실감할 기회가 없다고 했다. 다만 좋아하는 노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뷔 뒤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고 있지만 경연대회 예선무대만큼 떨렸던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그 무대가 마지막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노래를 하는 동안에도 너무 떨려서 속으로 계속 '괜찮아,괜찮아'라고 되뇌었습니다. 첫 앨범 이름도 이때를 기리기 위해 '원 챈스(One Chance)'라고 지었지요."
그는 알려진 것보다 더 힘겨운 성장기를 보냈다고 했다. 놀림을 받거나 '왕따'를 당한 것이 부지기수다. "학창시절 주로 외모와 가난으로 인해 따돌림을 당하곤 했습니다. 악몽 같은 시간이었지요. 옷을 살 형편이 못돼 유니폼을 입고 다니기도 했고요. 아이들은 나를 끔찍한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고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울면서 잠들 때가 많았고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는 한국 공연에서 지난해 8월 발매한 음반 수록곡과 일부 미발표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공연 일정은 오는 5월3~5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과 5월7일 부산KBS홀로 잡혀있다. 소프라노 김은경과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아직 공연하기까지 한 달반 정도 남았지만 벌써부터 그의 홈페이지에는 한국 팬들의 글이 가득하다. 한국 팬클럽 회원들과의 만남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포츠는 "앞으로 오페라 무대에 서고 싶다"며 꿈꾸는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였다.
"꿈이 있으면 끊임없이 도전하십시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과소평가하기 마련이지만 나를 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웨일즈 출신의 평범한 휴대폰 세일즈맨 폴 포츠(37)가 스타 반열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 장면을 담은 동영상은 인터넷망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네티즌을 감동시켰다. 유튜브에서는 9일 만에 무려 1000만명 이상이 내려받았다. 지난해 8월에 나온 그의 데뷔 앨범은 영국 UK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폴 포츠가 오는 5월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그는 공연을 앞두고 20일 한국경제신문사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며 "나도 이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됐다는 게 기쁘다"고 말했다. '못생기고 평범한 사람'도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그 '사건'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처음엔 상금으로 오페라 수업을 받느라 진 카드빚을 갚았습니다. 부러진 이와 잇몸 치료도 했구요. 웃을 때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상금을 받기 전 돈을 빌려 아내에게 어울리는 선글라스를 사서 선물한 것도 기억납니다. 아내와 아프리카로 사파리 여행을 가고 싶은데 일정이 바빠서 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포츠는 금전적으로 부자가 됐지만 계속 공연을 다니고 있어서 돈이 많아졌다는 것을 실감할 기회가 없다고 했다. 다만 좋아하는 노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뷔 뒤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고 있지만 경연대회 예선무대만큼 떨렸던 적은 없다고 털어놨다. 그 무대가 마지막 기회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노래를 하는 동안에도 너무 떨려서 속으로 계속 '괜찮아,괜찮아'라고 되뇌었습니다. 첫 앨범 이름도 이때를 기리기 위해 '원 챈스(One Chance)'라고 지었지요."
그는 알려진 것보다 더 힘겨운 성장기를 보냈다고 했다. 놀림을 받거나 '왕따'를 당한 것이 부지기수다. "학창시절 주로 외모와 가난으로 인해 따돌림을 당하곤 했습니다. 악몽 같은 시간이었지요. 옷을 살 형편이 못돼 유니폼을 입고 다니기도 했고요. 아이들은 나를 끔찍한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고 아무것도 이뤄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울면서 잠들 때가 많았고 자살을 생각한 적도 있어요."
그는 한국 공연에서 지난해 8월 발매한 음반 수록곡과 일부 미발표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공연 일정은 오는 5월3~5일 서울 이화여대 대강당과 5월7일 부산KBS홀로 잡혀있다. 소프라노 김은경과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함께 무대에 오른다. 아직 공연하기까지 한 달반 정도 남았지만 벌써부터 그의 홈페이지에는 한국 팬들의 글이 가득하다. 한국 팬클럽 회원들과의 만남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포츠는 "앞으로 오페라 무대에 서고 싶다"며 꿈꾸는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였다.
"꿈이 있으면 끊임없이 도전하십시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과소평가하기 마련이지만 나를 보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