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에 '펀드 런'(대량 펀드환매)이 일어나며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다.

뮤추얼펀드의 이자 및 배당소득세 등을 일시 면제키로 한 정부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폭락세를 보였으나,펀드에 대한 주식 매각 금지설이 돌며 상승 마감했다.

20일 상하이 증시에선 펀드 환매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한때 6.52% 추락했다.

이처럼 주가가 급락하자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상하이지수는 1.13% 상승한 3804.05로 장을 마쳤다.

장 초반 중국 관영 일간지인 중국증권보가 '지난 14일부터 펀드환매가 일어나 펀드자금이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돌아섰다'고 보도한 게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중국의 한 펀드매니저는 "대형 펀드에선 환매가 없지만 개인투자자들이 많은 중소형 펀드에서 이탈자가 생기고 있다"며 "환매 등 펀드 자금동향에 대한 통계가 3개월에 한번씩 나와 현재 환매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증국증권보는 펀드 환매로 이미 100억위안(약 1조4000억원)이 시장을 떠난 것으로 추정했다.

펀드 환매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자 중국 당국은 이날 펀드에 주식 매각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펀드 환매가 일어난 것은 상하이지수가 작년 10월 사상 최고치 대비 38% 이상 빠지면서 펀드 가입자들의 손실도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기준 127개 주식형펀드의 올 평균 수익률은 -22.18%에 이른다.

중국증권보는 "손실을 불문하고 시장을 떠나는 투자심리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에서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 수준으로 펀드 환매가 본격화될 경우 중국 증시는 패닉 상태로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재정부와 국가세무총국이 이날 뮤추얼펀드 법인세 징수를 유예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유예기간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뮤추얼펀드가 주식과 채권 투자를 통해 거둔 차익은 물론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법인세를 매기지 않기로 했다.

뮤추얼펀드 가입자도 같은 혜택을 받는다.

현재 중국에서 350여개 뮤추얼펀드가 운영하는 자산은 4500억달러에 이른다.

웨수민 런민대 재정금융학원 교수는 이에 대해 "펀드의 대규모 환매를 막을 수 있는 조치"라며 "증권거래세 인하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용찬 한화증권 중국·EM(이머징마켓)분석팀장은 "중국판 코스닥인 창업판 출범 일정을 전격 연기해 유동성 유출에 따른 우려도 진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